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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정말 매일 먹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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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정말 매일 먹어야 할까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는데, 한 분이 작은 파우치에서 영양제를 8가지나 꺼내셨어요. 비타민D, 오메가3, 마그네슘, 유산균, 루테인, 밀크씨슬까지 꽤 익숙한 이름들이었죠. 그런데 막상 식사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침은 커피, 점심은 급하게 김밥, 저녁은 피곤해서 대충 넘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영양제를 챙기는 마음은 건강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신호인데, 가끔은 몸에 필요한 것보다 ‘불안해서 더하는 것’이 먼저가 되기도 합니다.

영양제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보조 역할에 가깝습니다

영양제는 말 그대로 식사를 보완하는 제품입니다. 밥, 반찬, 단백질 식품, 채소, 햇빛, 수면을 대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D는 햇빛 노출이 적거나 혈액검사에서 부족하다는 말을 들은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B12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오래 했거나 위장 수술을 받은 분에게 더 신경 쓸 영양소입니다. 철분은 생리량이 많거나 빈혈 수치가 낮은 분에게 필요할 수 있지만, 피곤하다고 누구나 먹는 제품은 아닙니다.

상담에서 자주 보는 차이는 ‘필요해서 먹는 경우’와 ‘좋다니까 먹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목적이 분명합니다. 25-하이드록시 비타민D 수치가 낮다든지, 골다공증 위험이 있다든지, 임신 준비로 엽산을 챙긴다든지요. 후자는 제품이 계속 늘어납니다. 피곤해서 하나, 눈이 침침해서 하나, 장이 불편해서 하나씩 더하다 보면 어느새 식탁 위가 약국처럼 됩니다.

많이 먹는다고 더 건강해지는 건 아닙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용성 비타민인 A, D, E, K는 몸에 쌓일 수 있어 용량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비타민A를 과하게 먹으면 간에 부담이 갈 수 있고, 임신 중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타민D도 너무 많이 먹으면 혈중 칼슘이 올라가 메스꺼움, 갈증, 신장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네랄도 비슷합니다. 마그네슘은 변을 묽게 만들 수 있고, 신장 기능이 떨어진 분은 체내에 쌓일 위험이 있습니다. 철분은 부족할 때는 꼭 필요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속쓰림, 변비, 복통이 생기기 쉽습니다. 아연은 감기 때 찾는 분이 많은데 장기간 고용량으로 먹으면 구리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약을 먹고 있다면 영양제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이 상호작용입니다. 영양제는 식품에 가까운 형태로 팔리지만, 몸 안에서는 약처럼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복용 중인 분은 오메가3, 은행잎 추출물, 고용량 비타민E 같은 제품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술이나 시술을 앞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상선약을 먹는 분은 칼슘, 철분, 마그네슘과 시간을 띄워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유산균이나 허브 제품은 면역억제제를 쓰는 분에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간 질환이 있거나 간 수치가 자주 오르는 분은 ‘간에 좋다’는 문구가 붙은 제품도 조심스럽게 봐야 합니다. 자연 유래라는 말이 항상 순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를 때는 광고보다 라벨을 먼저 보는 게 낫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세 가지를 먼저 봅니다. 첫째, 성분명과 함량입니다. ‘복합’, ‘프리미엄’, ‘고함량’ 같은 말보다 실제로 몇 mg, 몇 IU가 들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둘째, 하루 섭취량입니다. 같은 비타민D라도 400 IU, 1000 IU, 5000 IU는 의미가 꽤 다릅니다. 셋째, 인증과 제조 관리입니다. 국내 제품이라면 건강기능식품 표시와 기능성 내용을 확인하고, 해외 제품은 USP, NSF 같은 제3자 시험 표시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질병을 치료한다는 표현이 앞에 나오는 제품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 여러 성분이 한 병에 많이 들어간 제품은 원인 파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처음 시작할 때는 한 번에 여러 개를 늘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속쓰림, 설사, 두근거림, 두드러기 같은 변화가 생기면 중단 후 상담이 필요합니다.

병원에 물어보면 좋은 순간이 있습니다

영양제를 고를 때 꼭 큰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동네 의원에서도 현재 복용 약, 기존 질환, 최근 검사 결과를 함께 보면 꽤 많은 판단이 가능합니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 중인 경우, 65세 이상, 신장 질환이나 간 질환이 있는 경우, 항응고제나 항경련제처럼 꾸준히 먹는 약이 있는 경우는 혼자 결정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피로가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체중이 이유 없이 줄거나, 숨이 차고 어지럽거나, 검은 변이 보이거나, 심한 두근거림이 동반된다면 영양제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피곤함의 원인이 빈혈, 갑상선 문제, 수면장애, 우울감, 당뇨, 감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영양제를 더하는 건 증상을 잠시 덮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한 기관 자료

미국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자료: https://ods.od.nih.gov/factsheets/list-all/ , 미국 FDA 식이보충제 안내: https://www.fda.gov/food/information-consumers-using-dietary-supplements/dietary-supplements-what-you-need-know , USP Verified Mark 안내: https://www.usp.org/verification-services/verified-mark

영양제는 잘 맞으면 생활을 조금 편하게 도와주는 도구가 됩니다. 다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모두 영양 부족으로만 해석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무엇을 더 먹을지보다, 왜 필요하다고 느꼈는지부터 차분히 들여다보는 쪽이 대개 더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영양제, 정말 매일 먹어야 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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