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구내염, 입안이 헐었을 때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요즘 진료실 옆에서 보호자분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기가 침을 너무 흘리고 밥을 안 먹어요”라는 말이 꽤 자주 나옵니다. 입안을 보면 작은 물집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얗게 헌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부모 입장에서는 덜컥 겁이 나지요. 아기 구내염은 하나의 병명이라기보다 입안 점막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긴 상태를 넓게 부르는 말에 가깝습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흔한 것은 바이러스성 구내염입니다. 손발입병, 헤르판지나, 헤르페스 잇몸입안염처럼 이름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열이 나고, 입안이 아파서 먹고 마시는 양이 줄고, 침을 평소보다 많이 흘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원인과 동반 증상에 따라 살펴야 할 부분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아기 구내염은 왜 생길까요?
아기들은 손을 입에 자주 넣고, 장난감을 함께 만지고, 침이 묻은 물건을 나누기 쉽습니다. 그래서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 환경에 있습니다. 미국 CDC 자료에서도 손발입병은 5세 미만 아이에게 흔하고, 보통 열·입안 통증·손발 발진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손발입병은 이름처럼 손바닥, 발바닥, 엉덩이, 팔·다리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같이 보일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헤르판지나는 입천장 뒤쪽이나 목구멍 가까이에 작은 궤양이 생기는 편이라 보호자가 집에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헤르페스 잇몸입안염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입술 주변 물집이 같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아이 상태와 병변 위치를 함께 봐야 합니다.
어떤 증상이 함께 보이나요?
흔한 흐름은 이렇습니다. 먼저 38도 안팎의 열이 나고, 하루 이틀 지나 입안에 빨간 점이나 물집, 하얗게 패인 상처가 보입니다. 아이는 젖병이나 숟가락을 밀어내고, 평소 좋아하던 음식도 뱉어낼 수 있습니다. 침을 삼키기 아파서 턱받이가 금방 젖을 만큼 침을 흘리기도 합니다.
사실 보호자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입안 모양보다 “물을 마실 수 있느냐”입니다. CDC는 손발입병 대부분이 7~10일 사이 좋아지고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안내하지만, 입안 통증 때문에 탈수가 생길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아기가 아픈 입으로 억지로 밥을 먹지 못하는 것보다, 소변이 줄 만큼 수분을 못 먹는 쪽이 더 문제입니다.
- 평소보다 침을 많이 흘린다
- 젖병, 모유, 이유식을 거부한다
- 차가운 물이나 차가운 우유만 조금 마시려 한다
- 열이 나고 보채며 잠을 자주 깬다
- 손, 발, 엉덩이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같이 보인다
집에서는 무엇을 챙기면 좋을까요?
입안이 헐었을 때는 맵고 짠 음식, 뜨거운 국물, 산도가 강한 과일 주스가 더 따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유식을 먹는 아기라면 뜨겁지 않게 식힌 죽, 부드러운 두부, 플레인 요거트처럼 넘기기 쉬운 음식이 낫습니다. 아직 우유나 모유가 주식인 아기라면 한 번에 많이 먹이려 하기보다 조금씩 자주 주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해열진통제는 아이 체중에 맞춰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비교적 흔히 쓰이고, 이부프로펜은 보통 생후 6개월 이후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같은 성분이 감기약에 중복으로 들어 있는 경우가 있어 약 봉투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아스피린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입안에 바르는 약이나 소독제를 임의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아기에게는 삼킴 문제와 용량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어른이 쓰는 구내염 패치나 강한 가글액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 아니라면 먼저 소아청소년과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기준은 이렇게 잡아두면 됩니다
구내염은 시간이 지나며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린 아기는 탈수가 빨리 올 수 있습니다. 특히 생후 6개월 미만 아기가 열과 입안 병변을 보이면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CDC도 아주 어린 아이, 특히 6개월 미만이거나 물을 잘 못 마시는 경우 진료를 권합니다.
- 반나절 이상 소변 기저귀가 뚜렷하게 줄었다
- 입술과 혀가 마르고 울어도 눈물이 거의 없다
- 물, 분유, 모유를 거의 못 먹는다
- 열이 3일 넘게 이어진다
- 축 처지고 깨워도 반응이 평소와 다르다
- 목이 뻣뻣해 보이거나 심하게 보채고 달래지지 않는다
- 증상이 10일 가까이 지나도 나아지는 흐름이 없다
- 면역질환이 있거나 항암치료,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 중이다
응급실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아이가 숨쉬기 힘들어 보이거나, 의식이 흐릿하거나, 경련을 했거나, 탈수가 심해 축 처지는 경우입니다. 이런 때는 입안 상처가 원인인지 따지기보다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전염과 등원은 어떻게 보면 될까요?
바이러스성 구내염은 침, 콧물, 물집 진물, 대변, 장난감 표면을 통해 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 씻기와 장난감 닦기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기저귀를 갈고 난 뒤, 코를 닦아준 뒤, 식사 전에는 보호자 손부터 씻는 게 기본입니다. 아이 컵과 숟가락을 같이 쓰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등원은 병명 하나로만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CDC는 손발입병의 경우 열이 없고, 아이가 활동에 참여할 만큼 컨디션이 괜찮고, 입안 통증으로 침 조절이 안 되는 상태가 아니라면 등원이 가능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어린이집이나 지역 보건 기준이 따로 있을 수 있어 기관 지침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아기 구내염을 볼 때 보호자가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건 “입안 상처를 빨리 없애는 법”보다 아이가 하루를 버틸 만큼 마시고 쉬는지입니다. 밥을 하루 이틀 덜 먹는 것은 흔히 지나갈 수 있지만, 물을 못 마시는 상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입안이 헐어서 예민해진 아이를 안고 있는 시간은 길게 느껴지지만, 소변 양과 열의 기간, 처지는 정도를 차분히 보면서 필요한 순간에는 진료를 받는 쪽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참고 자료: CDC Hand, Foot, and Mouth Disease https://www.cdc.gov/hand-foot-mouth/about/index.html / CDC Symptoms and Complications https://www.cdc.gov/hand-foot-mouth/signs-symptoms/index.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