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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살은 빠진다는데 내 몸에 맞는 식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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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살은 빠진다는데 내 몸에 맞는 식사일까요?

얼마 전 의원 대기실에서 “밥만 줄였는데 2주 만에 3kg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옆에 계신 분은 “그럼 삼겹살이랑 버터는 마음껏 먹어도 되는 거냐”고 물으셨고요. 저탄고지는 이렇게 시작이 쉽고 체중 변화가 빨리 보여서 관심을 끌지만, 몸에 맞는지 확인하지 않고 오래 끌고 가면 불편한 신호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탄고지는 밥을 조금 줄이는 식사와 다릅니다

저탄고지는 말 그대로 탄수화물은 낮추고 지방 비율은 높이는 식사입니다. 보통 일반 식사에서는 하루 열량의 45~65% 정도를 탄수화물에서 얻지만, 엄격한 저탄고지에서는 탄수화물을 하루 20~50g 안팎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 한 공기에 탄수화물이 대략 65g 정도 들어 있으니, 엄격하게 하면 밥 한 공기도 넘기기 어려운 셈입니다.

탄수화물이 크게 줄면 몸은 포도당 대신 지방에서 나온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더 많이 쓰게 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체중이 빠르게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빠지는 무게에는 지방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글리코겐과 수분도 포함됩니다. “며칠 만에 확 빠졌다”는 변화가 모두 체지방 감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초반에 좋아 보이는 변화와 흔한 불편감

저탄고지를 시작한 분들이 자주 말하는 장점은 식욕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단백질과 지방은 포만감을 오래 주는 편이라 간식이 줄고, 자연스럽게 총 섭취 열량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혈당 변동이 큰 분들은 단 음료, 빵, 과자를 끊는 것만으로도 식후 졸림이나 허기가 덜해졌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초반 1~2주에는 몸이 적응하면서 두통, 어지러움, 입 냄새, 변비, 피로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흔히 ‘키토 플루’라고 부르는 상태입니다. 실제 감기라기보다 탄수화물과 수분, 전해질 변화가 겹치며 나타나는 불편감에 가깝습니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거나 채소가 줄어들면 변비와 근육 경련이 더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 며칠 사이 체중이 빨리 줄어도 수분 감소가 함께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 변비가 생기면 잎채소, 버섯, 해조류처럼 탄수화물이 낮고 섬유질이 있는 식품을 챙기는 편이 낫습니다.
  • 무기력감이 심하면 식사량 자체가 너무 적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편한 방식은 아닙니다

저탄고지는 특히 당뇨약을 드시는 분에게 조심스럽습니다.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계열 약을 쓰는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이면 저혈당 위험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혈당이 70mg/dL 아래로 떨어지거나 식은땀, 손 떨림, 심한 허기가 반복되면 식단을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의료진과 약 조절을 상의해야 합니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단백뇨가 나온 적이 있는 분, 췌장염 병력이 있는 분,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 섭식장애를 겪은 분도 혼자 엄격하게 시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지혈증이 있는 분은 LDL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저탄고지를 하며 버터, 베이컨, 가공육, 치즈에 치우치면 포화지방 섭취가 쉽게 늘어납니다. 여러 식생활 지침에서는 포화지방을 하루 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라고 권합니다.

한다면 ‘기름 많이’보다 ‘질 좋게 덜 달게’가 현실적입니다

저탄고지를 꼭 해보고 싶다면 첫 목표를 “탄수화물 0”으로 잡기보다,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는 쪽이 더 오래 갑니다. 흰빵, 과자, 달달한 커피, 야식 라면을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충분히 놓는 방식입니다. 지방은 삼겹살과 버터만 떠올리기보다 올리브유, 견과류, 아보카도, 등푸른생선처럼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섞는 것이 좋습니다.

접시를 이렇게 바꾸면 덜 무리합니다

  • 밥은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이고, 대신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채웁니다.
  • 고기는 가공육보다 생선, 달걀, 두부, 닭고기, 살코기를 섞습니다.
  • 국물, 소스, 드레싱은 당과 나트륨이 숨어 있어 양을 확인합니다.
  • 체중만 보지 말고 혈압, 공복혈당, LDL 콜레스테롤, 간수치도 같이 봅니다.

예를 들어 아침을 달달한 빵과 커피로 먹던 분이라면 삶은 달걀, 그릭요거트, 견과류, 오이 같은 구성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당 출렁임이 줄 수 있습니다. 점심에는 밥을 아예 빼기보다 반 공기 정도로 줄이고, 생선구이와 나물, 샐러드를 곁들이는 쪽이 사회생활 속에서도 덜 부담스럽습니다.

병원에 한 번 물어봐야 하는 신호

식단은 몸을 가볍게 하려고 하는 일인데, 몸이 계속 힘들다고 말하면 방향을 조절해야 합니다. 어지러움이 심하거나 두근거림, 반복되는 저혈당 증상, 소변량 감소, 심한 변비, 복통, 구토가 있으면 중단하고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당뇨,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시작 전부터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탄고지는 어떤 사람에게는 식욕을 줄이고 체중 감량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모두에게 맞는 표준 식사는 아닙니다. 오래 갈 수 있는 식사는 대개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밥을 조금 덜고, 단 음료를 끊고, 단백질과 채소를 꾸준히 챙기는 변화만으로도 몸은 꽤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참고 자료: Harvard Health, Mayo Clinic,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저탄고지, 살은 빠진다는데 내 몸에 맞는 식사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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