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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을 바꾸려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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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을 바꾸려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다 보니, 혈압약을 막 시작한 분이 “이제 밥을 다 끊어야 하나요?” 하고 묻더군요. 사실 식단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분들이 밥, 고기, 간식을 한꺼번에 포기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오래 지켜보면 오래 가는 식단은 대개 거창하지 않습니다. 내 식탁에서 자주 반복되는 한두 가지를 조금 바꾸는 쪽이 몸에도 마음에도 덜 부담스럽습니다.

식단은 ‘참는 계획’보다 ‘반복되는 환경’에 가깝습니다

식단을 생각할 때 먼저 볼 것은 하루에 무엇을 많이 먹는지입니다. 주 1회 먹는 케이크보다 매일 마시는 달달한 커피, 가끔 먹는 삼겹살보다 매 끼니 곁들이는 짠 국물이 몸에는 더 크게 쌓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채소와 과일을 하루 400g 이상 먹는 것을 권합니다. 또 소금은 하루 5g 미만, 나트륨으로는 약 2000mg 미만을 권고합니다. 숫자로 들으면 멀게 느껴지지만, 국물 한 그릇을 끝까지 비우는 습관만 줄여도 꽤 차이가 납니다.

식단을 잘한다는 말은 매 끼니 완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일주일 전체로 봤을 때 채소, 단백질, 통곡물, 좋은 지방이 적당히 들어오고, 단 음료와 짠 음식이 덜 반복되는 흐름을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한 끼 접시는 이렇게 보면 덜 헷갈립니다

복잡한 영양 계산이 부담스럽다면 접시를 세 구역으로 나눠보면 좋습니다. 접시의 절반은 채소, 4분의 1은 단백질, 나머지 4분의 1은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로 두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현미밥 반 공기에서 한 공기, 달걀이나 생선 또는 두부, 나물과 샐러드가 함께 있으면 꽤 괜찮은 한 끼가 됩니다.

  • 탄수화물: 흰쌀밥만 먹기보다 잡곡밥, 오트밀, 통밀빵처럼 덜 가공된 선택을 섞습니다.
  • 단백질: 생선, 달걀, 닭고기, 두부, 콩류, 살코기를 번갈아 먹는 편이 좋습니다.
  • 채소: 생채소만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데친 채소, 나물, 볶음 채소도 도움이 됩니다.
  • 지방: 견과류, 올리브유, 들기름, 등푸른생선처럼 불포화지방이 있는 식품을 적당히 씁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양입니다. 견과류가 몸에 좋다고 한 봉지를 다 먹으면 열량이 꽤 높습니다. 밥도 마찬가지입니다. 밥이 나쁜 음식이라기보다 활동량보다 많이 먹고, 반찬은 짜고, 채소는 적은 조합이 반복될 때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혈당, 혈압, 체중이 걱정될 때는 기준이 조금 달라집니다

당뇨 전단계나 당뇨가 있는 분은 “단것만 안 먹으면 되나요?”라고 자주 묻습니다. 물론 설탕이 많은 음료와 디저트를 줄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흰빵, 떡, 면, 과자처럼 빨리 소화되는 탄수화물이 자주 들어오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밥이라도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밥을 천천히 먹으면 식후 혈당이 덜 급하게 오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혈압이 높은 분은 짠맛에 둔감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 찌개, 젓갈, 장아찌, 라면, 가공육은 나트륨이 쉽게 높아지는 음식입니다. “싱겁게 먹으세요”라는 말이 막연하다면 국물은 절반만, 김치는 작은 접시에, 소스는 찍어 먹는 식으로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체중을 줄이고 싶은 분은 굶는 식단을 오래 끌고 가기 어렵습니다. 특히 아침을 거르고 저녁에 몰아 먹는 패턴은 야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식사 시간을 크게 흔들지 않고, 단백질과 채소를 먼저 챙기면 포만감이 오래 갑니다. 체중 감량 속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한 달에 체중의 2~4%를 넘게 급하게 빼면 피로, 근손실, 폭식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좋은 식단도 내 몸 상태에 따라 조절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식단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똑같이 맞지는 않습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분은 단백질, 칼륨, 인 섭취를 따로 조절해야 할 수 있습니다. 통풍이 있는 분은 술, 내장류, 일부 해산물 섭취를 조심해야 하고, 위식도역류가 심한 분은 늦은 식사와 기름진 음식, 커피가 증상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갑자기 체중이 빠지거나, 식사량이 줄었는데도 갈증과 소변이 늘거나, 식후 심한 졸림과 떨림이 반복되면 단순한 식단 문제로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당뇨, 갑상샘 문제, 위장 질환, 약물 영향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고령자, 성장기 아이, 만성질환 약을 드시는 분도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는 주치의나 영양 상담을 같이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래 가는 식단은 작고 구체적입니다

솔직히 식단은 의지보다 준비가 이깁니다. 집에 달달한 음료가 늘 있으면 마시게 되고, 씻어 둔 과일이나 삶은 달걀이 있으면 그쪽으로 손이 갑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도시락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라면을 먹는 날에는 국물을 남기고 달걀과 채소를 더하는 것, 커피는 시럽을 한 펌프 줄이는 것, 저녁 밥을 조금 덜고 두부나 생선을 더하는 것부터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식단은 벌칙처럼 느껴지면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전부 끊는 것보다 자주 먹는 음식의 빈도와 양을 조절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몸은 하루 식사 한 번보다 반복되는 습관에 더 많이 반응합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에게 늘 “못 먹는 음식 목록”보다 “이번 주에 바꿀 한 가지”를 먼저 정하자고 말하게 됩니다.

식단을 바꾸려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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