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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식단, 내 몸에는 잘 맞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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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식단, 내 몸에는 잘 맞고 계신가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는데, 40대 환자분이 “밥만 줄였는데 3kg이 빠졌어요. 계속 이렇게 해도 되나요?”라고 물으셨어요. 요즘 저탄고지식단을 시작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빵, 밥, 면을 줄이고 고기, 달걀, 치즈, 버터 같은 지방과 단백질을 늘리는 방식이죠. 체중이 빨리 줄어드는 느낌이 있어서 반응이 빠른 식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몸무게 숫자만 보고 계속 밀어붙이기에는 확인할 것이 꽤 있습니다. 특히 당뇨약, 혈압약, 고지혈증약을 드시는 분이라면 식단 변화가 약 효과와 맞물릴 수 있어요. 식단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 상태에 맞춰 조절해야 하는 생활 처방에 가깝습니다.

저탄고지식단은 정확히 어떤 방식인가요?

저탄고지식단은 말 그대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 비율을 높이는 식사법입니다. 일반적인 식사에서 탄수화물은 밥, 빵, 면, 떡, 과일, 감자, 고구마, 설탕 음료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엄격한 키토제닉 방식은 하루 탄수화물을 20~50g 안팎으로 제한하기도 합니다. 흰쌀밥 한 공기에 탄수화물이 대략 65g 정도 들어 있으니, 생각보다 꽤 강한 제한입니다.

탄수화물을 크게 줄이면 몸은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더 많이 쓰게 되고, 이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식욕이 줄거나 체중이 빨리 내려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처음 빠지는 체중에는 지방뿐 아니라 글리코겐과 수분 감소도 섞여 있습니다. “일주일 만에 2kg 빠졌다”는 경험이 모두 체지방 감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 처음에는 효과가 크게 느껴질까요?

상담실에서 자주 보는 변화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군것질과 야식이 줄어듭니다. 과자, 라면, 달달한 커피를 끊으면 그 자체로 하루 섭취 열량이 꽤 줄어듭니다. 둘째, 단백질과 지방이 포만감을 오래 줘서 식사 간격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혈당이 빠르게 오르는 음식이 줄면서 식후 졸림이나 허기가 덜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

특히 평소 빵, 면, 단 음료 비중이 컸던 분은 저탄고지식단을 시작하면서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사실 이 경우는 ‘지방을 많이 먹어서’라기보다 정제 탄수화물과 초가공식품을 줄인 효과가 큽니다. 같은 저탄고지라도 삼겹살, 버터, 가공육 위주인지, 생선, 달걀, 두부, 견과류, 올리브오일, 채소를 곁들이는지에 따라 몸의 반응은 달라집니다.

주의해야 할 신호는 꽤 분명합니다

저탄고지식단을 시작한 뒤 피로감, 두통, 어지러움, 변비, 입 냄새, 근육 경련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분과 전해질 변화, 식이섬유 부족이 흔한 원인입니다. 채소까지 과하게 줄이면 배변이 불편해지고 장이 예민해지는 분도 많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더라도 잎채소, 버섯, 오이, 브로콜리, 해조류 같은 식품은 식사에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병원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쓰는 분은 저혈당 위험이 생길 수 있고,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을 복용 중인 분은 드물지만 케톤산증 위험을 의논해야 합니다. 신장질환, 간질환, 췌장염 병력, 담낭 문제, 임신·수유 중인 경우, 성장기 청소년도 혼자 엄격하게 시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심한 어지러움이나 식은땀이 반복될 때
  • 구토, 복통, 숨이 가쁜 느낌이 있을 때
  • 혈당이 평소보다 자주 낮거나 높게 흔들릴 때
  • LDL 콜레스테롤이 크게 오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 변비가 1~2주 이상 심하게 이어질 때

건강하게 해보고 싶다면 기준을 낮춰 잡는 게 낫습니다

처음부터 밥을 완전히 끊는 방식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흰쌀밥 한 공기를 반 공기 정도로 줄이고, 접시의 절반은 채소, 4분의 1은 단백질, 나머지는 잡곡밥이나 고구마 같은 탄수화물로 채우는 방식이 더 안정적입니다.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탄수화물의 양만큼 전체 열량, 수면, 활동량도 같이 봐야 합니다.

지방을 고를 때도 차이가 큽니다. 버터, 베이컨, 소시지, 기름진 가공육을 자주 먹으면 포화지방 섭취가 늘어 LDL 콜레스테롤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등푸른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들기름처럼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적당히 쓰면 식단의 질이 나아집니다. 고기는 먹더라도 채소와 함께, 가공육은 가끔으로 두는 쪽이 몸에는 더 편합니다.

확인하면 좋은 숫자들

저탄고지식단을 4~12주 정도 이어갈 생각이라면 시작 전후로 체중만 보지 말고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중성지방, HDL, LDL 콜레스테롤을 같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은 줄었는데 LDL이 크게 오른다면 식단 구성을 바꿔야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로는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ketogenic diet review(https://www.hsph.harvard.edu/nutritionsource/healthy-weight/diet-reviews/ketogenic-diet/)와 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심혈관 건강 식사지침(https://www.heart.org/)을 함께 볼 만합니다.

저탄고지식단이 누구에게나 나쁜 식단은 아닙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좋은 식단도 아닙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평생은 아니어도 6개월은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식인지”를 꼭 물어봅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검사 수치와 생활 리듬을 같이 보면서 조절하는 식단이 결국 오래 남습니다.

저탄고지식단, 내 몸에는 잘 맞고 계신가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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