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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영양제, 나에게 정말 맞는 걸 고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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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영양제, 나에게 정말 맞는 걸 고르고 계신가요?

얼마 전 진료실 앞에서 상담을 기다리던 분이 작은 약통을 꺼내 보여주셨습니다. 아침에는 종합비타민, 점심에는 오메가3, 저녁에는 마그네슘과 유산균을 드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본인은 피곤함이 그대로라며, 요즘 광고에 자주 나오는 맞춤영양제로 바꾸면 나아질지 궁금해했습니다.

이런 질문이 꽤 많아졌습니다. 맞춤영양제는 설문, 생활습관, 건강검진 수치, 때로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필요한 영양제를 조합해주는 방식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아주 정확해 보이지만, 사실은 어디까지 근거를 보고 맞췄는지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맞춤영양제는 무엇을 기준으로 맞춘 걸까요?

맞춤영양제 서비스에서 흔히 묻는 항목은 수면 시간, 식사 패턴, 음주, 운동, 햇빛 노출, 장 불편감, 피로감 같은 생활 정보입니다. 여기에 건강검진의 비타민 D, 철, 간 수치, 콜레스테롤, 혈당 자료가 더해지면 판단이 조금 더 현실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실내 근무가 많고 햇빛을 거의 보지 않는 사람에게 비타민 D를 제안하는 것은 비교적 이해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검사를 해보니 철분 수치가 충분한 성인 남성에게 철분제를 권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철분은 부족해도 문제지만,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속 불편감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고 일부에서는 과잉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NIH의 건강정보에서도 영양제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양한 식사를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또 FDA 승인 의약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충제는 판매 전에 효과를 미리 허가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광고 문구만으로 판단하면 기대가 커지기 쉽습니다.

나에게 필요한지 볼 때는 증상보다 수치를 같이 봅니다

피곤하다고 해서 모두 비타민 B군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잠을 5시간밖에 못 자거나, 생리량이 많거나, 갑상샘 기능 이상이 있거나, 우울감이 오래 지속돼도 피로는 생깁니다. 그래서 맞춤영양제를 고를 때는 ‘피곤함’이라는 느낌만 보지 말고 최근 생활과 검사 결과를 나란히 놓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비타민 D는 혈액검사로 대략적인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철분은 혈색소, 페리틴 같은 수치를 함께 봐야 부족 여부를 판단하기 쉽습니다. 비타민 B12는 채식 위주 식사, 위장 수술 이력, 특정 위장약 장기 복용 여부에 따라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유산균은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서 복부팽만이 줄어드는 분도 있지만, 오히려 더부룩함을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설문만으로 딱 맞는 조합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설문이 식습관을 되돌아보게 하고, 불필요한 중복 복용을 줄이는 출발점이 된다면 꽤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여러 제품을 드시던 분이라면 ‘내가 왜 이걸 먹고 있지’라는 질문을 한 번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 개를 함께 먹을 때 더 조심할 부분

맞춤영양제가 편한 이유는 한 팩에 담겨 온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편하다는 것과 안전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여러 성분이 한꺼번에 들어가면 총량이 생각보다 쉽게 늘어납니다. 종합비타민에 비타민 A가 들어 있는데 눈 건강 제품을 추가하고, 여기에 피부 제품까지 더하면 같은 성분이 겹칠 수 있습니다.

  • 혈액응고억제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이면 오메가3, 은행잎, 고용량 비타민 E 같은 성분은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 와파린을 복용 중인 분은 비타민 K 섭취 변화가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 중이면 비타민 A 고함량 제품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 간 질환, 신장 질환이 있거나 투석 중이라면 미네랄과 허브 성분을 임의로 추가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수술이나 시술 예정이 있다면 적어도 진료 때 복용 중인 영양제 이름과 용량을 알려야 합니다.

‘천연’이라는 말도 너무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천연 성분도 몸에서 강하게 작용할 수 있고, 약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세인트존스워트처럼 일부 약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허브도 있습니다.

고를 때는 화려한 문구보다 이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용량이 적혀 있는지 봅니다. ‘활력’, ‘면역’, ‘장 건강’ 같은 표현보다 1일 섭취량에 어떤 성분이 몇 mg 또는 몇 IU 들어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같은 비타민 D라도 400IU와 4000IU는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둘째, 중복 성분을 확인합니다. 집에 이미 먹는 종합비타민이 있다면 새 맞춤영양제와 성분표를 나란히 놓아보는 게 좋습니다. 특히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과 철, 아연, 셀레늄 같은 미네랄은 ‘많을수록 좋다’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복용 목적을 짧게 적어둡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 D 낮아서 3개월 복용’, ‘생리량 많고 페리틴 낮아 철분 보충’, ‘항생제 복용 뒤 장 불편감 관찰’처럼 이유가 분명하면 중단 시점도 잡기 쉽습니다. 이유 없이 계속 늘어나는 영양제는 비용도 부담이고, 몸의 작은 이상을 놓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병원에 먼저 물어보면 좋은 경우

영양제를 고르기 전에 진료가 더 먼저인 상황도 있습니다. 피로가 2~3주 이상 이어지면서 체중이 줄거나,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이 심하거나, 가슴 두근거림이 동반되면 단순 보충제 문제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검은 변, 혈변, 생리 과다, 반복되는 복통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약을 꾸준히 먹는 분이라면 약 이름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혈압약, 당뇨약, 갑상샘약, 항응고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면역억제제는 영양제와 시간 간격이나 상호작용을 따져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제품 사진이나 성분표를 휴대폰에 저장해 진료실이나 약국에서 보여주면 대화가 훨씬 빨라집니다.

맞춤영양제는 잘 쓰면 생활을 점검하는 도구가 됩니다. 다만 내 몸에 맞춘다는 말이 검사와 상담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영양제를 고를 때 ‘지금 부족한 게 무엇인지’, ‘얼마나 먹을지’, ‘언제 다시 볼지’가 적혀 있어야 마음이 놓입니다. 몸은 광고 문구보다 훨씬 섬세해서, 조금 천천히 확인하는 쪽이 오래 가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맞춤영양제, 나에게 정말 맞는 걸 고르고 계신가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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