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단백질쉐이크, 매일 마셔도 괜찮을까요?

요즘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다 보면 “고기 먹기가 부담돼서 식물성단백질쉐이크를 마셔요”라는 말을 꽤 자주 듣습니다. 아침을 거르던 분이 쉐이크 한 잔이라도 챙기기 시작하면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식물성’이라는 말만 보고 무조건 가볍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어떤 사람에게 편할까요?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보통 대두, 완두, 현미, 귀리, 아몬드 같은 원료에서 단백질을 뽑아 만든 제품입니다. 우유 단백질이 들어간 유청 단백질이 속에 맞지 않는 분, 채식 위주로 식사하는 분, 아침 식사를 자주 놓치는 분에게는 꽤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성인의 기본 단백질 필요량은 대략 체중 1kg당 하루 0.8g 정도로 잡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 60kg이면 하루 약 48g입니다. 운동량이 많거나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드는 분은 이보다 더 필요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고단백으로 먹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쉐이크 한 스쿱에 단백질이 15~25g 들어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숫자만 보면 한 끼 단백질을 쉽게 채우는 느낌이 들죠. 그런데 실제 식사는 단백질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씹는 음식에서 얻는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포만감도 같이 봐야 합니다.
식물성이라도 성분표는 꼭 봐야 합니다
상담하다 보면 “식물성이라 당연히 건강한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사실 제품마다 차이가 큽니다. 단백질 함량은 괜찮은데 당류가 높거나, 맛을 내려고 향료와 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경우도 있습니다.
고를 때 먼저 볼 부분
- 1회 제공량당 단백질이 15g 이상인지
- 당류가 너무 높지 않은지
-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과하지 않은지
- 알레르기 원료, 특히 대두나 견과류가 들어 있는지
- 카페인, 허브 추출물, 다이어트 보조 성분이 섞여 있지 않은지
특히 체중 조절 목적으로 마시는 분은 칼로리도 같이 봐야 합니다. 물에 타면 120kcal 정도인 제품도 우유나 두유, 바나나, 견과류를 함께 넣으면 금방 300~500kcal가 됩니다.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간식’인지 ‘식사 대용’인지 위치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완두, 대두, 현미 단백질은 무엇이 다를까요?
대두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도 아미노산 구성이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완두 단백질은 소화가 편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고, 현미 단백질은 다른 식물성 단백질과 섞어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완하는 형태로 자주 쓰입니다.
예전에는 식물성 단백질은 매 끼니마다 곡류와 콩류를 정확히 맞춰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하루 전체 식사가 다양하면 대부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쪽으로 설명합니다. 밥, 콩, 두부, 견과류, 채소, 통곡물이 섞이면 몸은 필요한 재료를 꽤 잘 활용합니다.
다만 식사량 자체가 적거나, 다이어트 중이라 하루 섭취 열량이 너무 낮거나, 거의 과일과 샐러드만 먹는 식단이라면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쉐이크는 빈틈을 메우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심해서 드셔야 합니다
건강한 성인이 하루 한 잔 정도를 식사 보완으로 마시는 것은 대체로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거나 단백뇨를 들은 적이 있는 분은 단백질 제품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간 질환, 통풍, 심한 위장 증상, 특정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분도 제품 선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쉐이크를 마신 뒤 두드러기, 입술이나 눈 주위 붓기, 숨참, 반복되는 설사나 복통이 생기면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하나는 ‘식사 대용’으로 계속 쓰는 경우입니다. 바쁜 날 한 끼를 대신하는 건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 주씩 하루 두 끼 이상을 쉐이크로만 해결하면 씹는 음식이 줄고, 포만감 조절이 어려워지거나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마시면 더 현실적일까요?
가장 무난한 방법은 부족한 끼니에 붙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만 마시던 분이라면 식물성단백질쉐이크에 삶은 달걀 대신 두부, 과일 반 개, 통곡물 빵 한 조각을 곁들이는 식입니다. 운동 후라면 쉐이크만 마시기보다 탄수화물도 조금 같이 먹는 편이 회복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속이 더부룩한 분은 처음부터 진하게 타지 말고 반 스쿱으로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감미료에 민감한 분은 배가 부글거리거나 가스가 찰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원료가 단순한 제품, 무가당 제품, 1회 제공량이 작은 제품부터 맞춰보는 편이 편합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좋은 식사를 대신해주는 마법 같은 제품이라기보다, 바쁜 생활 속에서 단백질 빈자리를 채워주는 보조 수단에 가깝습니다. 평소 식탁에 콩, 두부, 생선, 달걀, 살코기, 견과류 같은 단백질 식품이 적당히 올라오고 있다면 굳이 매일 의무처럼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내 몸에 맞는 제품을 고르고, 식사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쓰는 것이 가장 오래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