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식, 닭가슴살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얼마 전 의원에서 체중 조절 상담을 곁에서 듣는데, 한 분이 “다이어트식은 너무 맛없어서 사흘을 못 넘기겠어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식단표를 보니 아침은 삶은 달걀, 점심은 닭가슴살과 고구마, 저녁은 샐러드뿐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식사는 처음 며칠은 체중이 빨리 줄어 보일 수 있지만, 오래 이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이어트식은 특별한 음식 이름이라기보다, 내 몸이 쓰는 에너지보다 조금 덜 먹되 단백질·채소·탄수화물·지방을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담는 식사에 가깝습니다. 굶는 식사도 아니고, 맛을 모두 포기하는 식사도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극단적이면 폭식이 오거나 피로감, 변비, 생리 불순 같은 불편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다이어트식은 적게 먹는 식사가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식사입니다
체중 감량의 기본은 에너지 균형입니다. 보통 하루 섭취량을 평소보다 300~500kcal 정도 줄이면 비교적 무리 없는 감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키, 몸무게, 활동량, 질환 여부가 달라서 숫자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갑자기 반으로 줄이는 방식보다, 매일 반복 가능한 정도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점심에 큰 덮밥 한 그릇과 단 음료를 함께 먹었다면, 밥을 3분의 2공기 정도로 줄이고 단 음료를 물이나 무가당 차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저녁마다 야식을 먹던 분이라면 야식을 완전히 끊기보다, 먼저 횟수를 주 5회에서 2회로 줄이는 식이 더 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한 끼 접시는 이렇게 보면 편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가장 설명하기 쉬운 방법은 접시를 나눠 보는 것입니다. 반은 채소, 4분의 1은 단백질, 나머지 4분의 1은 밥이나 감자, 고구마 같은 탄수화물로 채우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견과류 조금, 올리브유 한 작은술, 생선의 지방처럼 좋은 지방이 조금 들어가면 포만감이 더 오래 갑니다.
- 단백질: 달걀, 두부, 생선, 닭고기, 살코기, 그릭요거트
- 탄수화물: 잡곡밥, 현미밥, 오트밀, 고구마, 통밀빵
- 채소: 나물, 쌈채소, 데친 브로콜리, 양배추, 버섯
- 지방: 견과류 한 줌보다 적게, 아보카도, 올리브유, 등푸른생선
근데 여기서 탄수화물을 완전히 빼면 처음엔 몸무게가 줄어도 쉽게 지치고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분은 탄수화물이 너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운동 지속 시간이 짧아지기도 합니다. 밥을 먹는다고 실패한 식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과 종류를 조절하는 쪽이 더 오래 갑니다.
흔한 다이어트식 실수도 있습니다
샐러드만 먹으면 건강할까요?
샐러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샐러드만 먹는다고 늘 좋은 건 아닙니다. 채소 위주로만 먹으면 단백질이 부족해 근육량이 줄 수 있고, 드레싱을 많이 넣으면 생각보다 열량이 높아집니다. 시판 샐러드 중에는 달콤한 소스, 크루통, 튀긴 토핑이 들어가 한 끼 식사보다 열량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반복해도 괜찮을까요?
짧게는 가능해도 매일 반복하면 쉽게 질립니다. 식단이 너무 단조로우면 회식이나 외식 한 번에 마음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닭가슴살 대신 생선, 두부, 달걀, 콩류를 번갈아 넣고, 고구마 대신 잡곡밥이나 감자, 오트밀을 바꿔가며 먹는 편이 영양 면에서도 낫습니다.
제로 음료와 다이어트 간식은 마음껏 먹어도 될까요?
제로 음료는 설탕 음료를 줄이는 중간 단계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맛에 계속 익숙해지면 간식 욕구가 줄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다이어트 간식도 제품에 따라 지방과 열량이 높은 경우가 있어 영양성분표를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단백질’이라는 글자가 커도 당류와 포화지방이 꽤 들어간 제품이 있습니다.
하루 예시는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아침은 삶은 달걀 1~2개와 무가당 요거트, 과일 반 개 정도로 가볍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점심은 잡곡밥 3분의 2공기, 생선이나 두부, 나물 두 가지 정도면 꽤 든든합니다. 저녁은 밥 양을 조금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충분히 넣는 방식이 좋습니다. 야식이 잦은 분이라면 저녁을 너무 부실하게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외식할 때는 메뉴를 완벽하게 고르려 하기보다 덜 불리한 선택을 하면 됩니다. 국물은 적게, 튀김보다 구이, 곱빼기보다 보통, 단 음료보다 물. 이런 작은 선택이 쌓이면 체중 조절이 훨씬 편해집니다. 솔직히 매일 100점짜리 식단을 먹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70점짜리 식사를 꾸준히 하는 쪽이 몸에는 더 현실적입니다.
이럴 때는 혼자 식단을 밀어붙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다이어트식도 몸 상태에 따라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 갑상샘 질환이 있거나 임신·수유 중이라면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청소년이나 고령자도 무리한 감량식은 피해야 합니다.
- 어지럼, 두근거림, 실신 느낌이 반복될 때
- 생리가 갑자기 불규칙해지거나 멈췄을 때
- 식사 후 죄책감이 심하고 폭식과 절식이 반복될 때
- 짧은 기간에 체중이 너무 빠르게 줄 때
- 기저질환 약을 복용 중인데 식단을 크게 바꾸려 할 때
다이어트식은 나를 벌주는 식사가 아니라, 내 몸이 덜 흔들리게 돕는 식사에 가까웠으면 합니다. 맛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가족 식사나 외식 자리에서도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체중계 숫자만 보고 식사를 줄이다 보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오래 가는 식단은 대개 화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 끼니에도 다시 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