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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운동, 배에 힘만 주면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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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운동, 배에 힘만 주면 되는 걸까요?

얼마 전 허리가 자주 뻐근하다는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윗몸일으키기를 매일 50개씩 하는데도 허리가 더 아픈 것 같다”고 하셨어요. 사실 상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꽤 자주 듣습니다. 코어운동이라고 하면 아직도 복근을 선명하게 만드는 운동, 배를 태우는 운동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코어는 단순히 배 앞쪽 근육만 말하지 않습니다. 배 깊은 곳, 옆구리, 허리 주변, 골반 주변 근육까지 함께 몸통을 잡아주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하면 몸의 중심을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주는 안전벨트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코어운동은 멋진 복근보다 허리 부담을 줄이고, 자세를 안정시키고, 일상 동작을 편하게 만드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코어운동은 왜 허리와 자세에 자주 언급될까요?

우리가 의자에서 일어날 때, 물건을 들 때, 계단을 오를 때도 몸통은 계속 버티고 조절합니다. 이때 코어 근육이 약하면 허리 관절이나 주변 인대에 부담이 더 실릴 수 있습니다. 물론 허리 통증이 모두 코어 약화 때문은 아닙니다. 디스크, 협착증, 근육 염좌, 엉덩이 근육 약화, 오래 앉는 습관 등 원인은 다양합니다.

다만 오래 앉아 있고 활동량이 적은 분들은 몸통을 안정시키는 힘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신체활동 지침에서도 성인은 주 150분 정도의 중등도 유산소 활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합니다. 여기서 근력운동은 팔, 다리만이 아니라 복부와 등, 엉덩이 같은 큰 근육군을 함께 쓰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근데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허리가 아픈 사람이 무조건 윗몸일으키기부터 시작하면 오히려 불편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체를 반복해서 말아 올리는 동작은 사람에 따라 허리에 압박을 줄 수 있어요. 처음에는 “많이 하는 운동”보다 “허리가 흔들리지 않게 버티는 운동”이 더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어떤 코어운동이 무난할까요?

운동을 거의 안 하던 분이라면 10분짜리 짧은 루틴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숨을 참고 버티는 방식이 아니라,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배와 옆구리가 단단해지는 느낌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통증을 참으면서 하는 운동은 좋은 운동이 아닙니다.

1. 데드버그

바닥에 누워 무릎을 90도로 세우고, 양팔을 천장 쪽으로 듭니다.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천천히 내려갔다가 돌아옵니다. 허리가 바닥에서 과하게 뜨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처음에는 좌우 6회씩만 해도 충분합니다.

2. 버드독

네발기기 자세에서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뻗습니다.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천천히 움직입니다. 빠르게 많이 하는 것보다 3초 정도 멈추며 균형을 잡는 연습이 좋습니다.

3. 사이드 플랭크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팔꿈치로 몸을 받치고 골반을 살짝 들어 올립니다. 처음부터 발끝으로 버티는 자세가 어렵다면 무릎 버전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한쪽 10~15초씩 2세트 정도면 무리가 적습니다.

  • 운동 중 허리 통증이 날카롭게 느껴지면 중단합니다.
  • 목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난도를 낮춥니다.
  • 다음 날 뻐근함은 있을 수 있지만, 저림이나 통증 악화는 다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배에 힘을 준다는 말,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배에 힘 주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배를 납작하게 집어넣습니다. 하지만 코어운동에서 필요한 힘은 배를 무조건 홀쭉하게 만드는 느낌과 조금 다릅니다. 누가 옆구리와 배를 가볍게 건드렸을 때 몸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360도로 단단해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이 감각은 처음엔 잘 안 옵니다. 그래서 숨을 이용하면 쉽습니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면서 아랫배와 옆구리가 살짝 조여지는 느낌을 찾아봅니다. 힘은 100%가 아니라 30~40% 정도면 됩니다. 일상에서 계속 배를 세게 조이고 다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운동할 때 필요한 만큼만 켜고, 끝나면 다시 편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코어운동을 할 때 허리가 꺾이거나 갈비뼈가 앞으로 들리면, 실제로는 배보다 허리와 고관절 앞쪽 근육을 더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땐 반복 횟수를 줄이고 동작 범위를 작게 가져가는 편이 낫습니다. 운동은 어려워 보이는 자세를 버티는 일이 아니라, 내 몸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운동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가벼운 뻐근함이나 오래 앉은 뒤의 불편감은 생활습관과 운동 조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허리 통증을 코어운동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운동을 미루고 진료를 받는 쪽이 안전합니다.

  • 다리로 뻗치는 통증, 저림, 감각 저하가 심해지는 경우
  • 발목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새로 생긴 경우
  • 대소변 조절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우
  • 넘어짐, 교통사고 등 외상 뒤 통증이 시작된 경우
  • 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밤에 깨는 통증이 함께 있는 경우
  • 암, 골다공증, 장기간 스테로이드 복용력이 있는 경우

또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았거나, 수술 경험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분은 운동 강도를 정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코어운동 자체가 위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내 몸 상태에 맞는 시작점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꾸준히 하려면 얼마나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매일 30분씩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5분이라도 주 3~4회 이어가는 분들이 결국 더 오래 갑니다. 데드버그 1분, 버드독 2분, 사이드 플랭크 2분처럼 아주 작게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익숙해지면 시간을 늘리기보다 자세의 안정감, 호흡, 좌우 균형을 먼저 봅니다.

생활 속 움직임도 같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밤에 코어운동 10분만 하는 것보다, 중간중간 일어나 걷고 계단을 조금 오르고 앉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 허리에는 더 현실적인 도움이 됩니다. 코어운동은 특별한 운동 시간이기도 하지만, 결국 몸을 덜 무너지게 쓰는 연습이니까요.

코어가 강하다는 건 복근이 선명하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장바구니를 들 때 허리가 덜 흔들리고, 오래 서 있어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앉았다 일어날 때 몸이 조금 더 안정적인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런 변화는 눈에 확 보이진 않아도 일상에서 꽤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코어운동은 짧고 조용하게 시작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코어운동, 배에 힘만 주면 되는 걸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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