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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식단, 체중은 줄어도 내 몸에 맞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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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식단, 체중은 줄어도 내 몸에 맞고 계신가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다 보니, “밥만 끊었는데 2주 만에 3kg이 빠졌다”는 분이 계셨어요. 표정은 밝았지만 한편으로는 어지럽고 변비가 심해졌다고 하셨습니다. 저탄고지식단은 이렇게 체중 변화가 빨리 보일 수 있어 관심이 크지만, 몸에 맞는지 확인할 지점도 꽤 많습니다.

저탄고지식단은 그냥 고기 많이 먹는 식단이 아니에요

저탄고지식단은 탄수화물을 많이 줄이고 지방 비율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흔히 말하는 키토제닉 식단은 하루 탄수화물을 대략 20~50g 정도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 한 공기 탄수화물이 보통 60g 안팎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꽤 강한 제한입니다.

대신 지방은 올리브오일, 아보카도, 견과류, 생선, 달걀, 치즈, 고기 등에서 늘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삼겹살, 버터, 가공육 위주로 채우는 식단과 생선, 견과류, 채소, 식물성 기름을 함께 쓰는 식단은 몸이 받는 부담이 다릅니다.

사실 저탄고지를 “탄수화물은 나쁘고 지방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로 받아들이면 오래 가기 어렵습니다. 체중이 줄어도 LDL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거나 변비, 입 냄새, 피로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초반에 체중이 빨리 줄어드는 이유

저탄고지식단을 시작하면 처음 1~2주에 체중계 숫자가 빠르게 내려가는 일이 많습니다. 이때 빠지는 무게에는 지방뿐 아니라 몸속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수분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효과가 엄청나다”라고 느끼기 쉽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인슐린 분비가 줄고, 몸은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더 많이 쓰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 과정에서 케톤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 상태를 흔히 케토시스라고 부릅니다.

다만 체중 감량은 결국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식사량과 생활 패턴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연구에서도 저탄고지가 단기간에는 체중, 혈당, 중성지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1년 이상으로 가면 다른 감량 식단과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가 보고됩니다.

이런 증상은 흔하지만 그냥 넘기면 안 돼요

시작 초기에 머리가 멍하고 피곤하거나, 입이 마르고 변비가 생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이면서 수분과 전해질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 증상이 며칠 지나도 심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식단을 조정해야 합니다.

  • 심한 어지럼, 식은땀, 손 떨림이 반복될 때
  • 가슴 두근거림이나 숨참이 새로 생겼을 때
  • 복통, 구토, 심한 갈증, 소변량 변화가 있을 때
  • 변비가 1주 이상 심하게 이어질 때
  • 검사에서 LDL 콜레스테롤이나 요산 수치가 뚜렷하게 올라갔을 때

특히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쓰는 분은 저혈당 위험이 있습니다. 약을 그대로 두고 식사만 확 줄이면 위험할 수 있어요.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 성장기 청소년, 신장질환·간질환·췌장질환·담낭질환이 있는 분, 섭식장애 경험이 있는 분도 혼자 강하게 시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더 현실적인 저탄고지식단 구성법

처음부터 밥, 빵, 면, 과일, 콩류를 모두 끊으면 몸도 마음도 버겁습니다. 상담실에서 오래 지켜보면 오래 가는 분들은 대개 극단적으로 줄이기보다 자기 생활에 맞게 폭을 잡습니다. 예를 들면 흰밥 양을 반 공기로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먼저 충분히 먹는 식입니다.

접시에 담는다면 단백질은 손바닥 크기 정도, 비전분 채소는 두 줌 이상, 지방은 조리용 기름이나 견과류처럼 눈에 보이게 소량 더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탄수화물은 완전히 없애기보다 활동량, 혈당 상태, 감량 목표에 따라 양을 조절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 지방: 버터와 가공육보다 올리브오일, 견과류, 등푸른생선 비중을 높입니다.
  • 단백질: 달걀, 생선, 두부, 닭고기, 살코기처럼 소화가 편한 선택지를 섞습니다.
  • 채소: 잎채소, 브로콜리, 오이, 버섯, 애호박처럼 탄수화물이 낮은 채소를 자주 넣습니다.
  • 수분과 염분: 땀을 많이 흘리거나 어지러움이 있으면 물과 전해질 부족도 확인합니다.

검사도 중요합니다. 시작 전이나 시작 후 6~12주 사이에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간수치, 신장기능, 지질검사, 요산 정도를 확인하면 내 몸의 반응을 더 차분히 볼 수 있습니다. 체중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병원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따로 있어요

저탄고지식단이 누군가에게는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답은 아닙니다. 특히 이미 약을 먹고 있거나 검사 수치가 높았던 분은 “식단이니까 괜찮겠지”라고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당뇨병, 고지혈증, 통풍, 만성콩팥병, 지방간이 있는 분은 식단 변화가 검사 수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체중은 줄었는데 LDL 콜레스테롤이 크게 오르는 경우도 있고,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늘면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담낭 쪽 통증이 나타나는 분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탄고지식단을 짧게 시도하더라도 “내가 평생 못 할 방식”이라면 조금 낮은 강도로 바꾸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밥을 줄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보고, 검사 수치와 생활 리듬까지 함께 확인하는 태도입니다.

참고 자료: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The Nutrition Source - Ketogenic Diet for Weight Loss https://nutritionsource.hsph.harvard.edu/healthy-weight/diet-reviews/ketogenic-diet/

저탄고지식단, 체중은 줄어도 내 몸에 맞고 계신가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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