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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도시락,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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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도시락,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의원에서 점심시간마다 편의점 샐러드와 삶은 달걀을 챙겨 드시는 분을 봤습니다. 체중을 줄이고 싶어서 저탄고지도시락을 시작했는데, 밥을 빼니 오후에 덜 졸리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며칠 뒤에는 변비가 심해지고 입맛이 느끼해졌다고도 했습니다. 사실 저탄고지는 누군가에게는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이 맞는 방식은 아닙니다.

저탄고지도시락은 보통 밥, 빵, 면 같은 탄수화물은 줄이고 고기, 생선, 달걀, 두부, 아보카도, 견과류, 올리브오일 같은 지방과 단백질을 늘린 도시락을 말합니다. 다만 ‘탄수화물을 거의 안 먹는 도시락’과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을 든든히 넣은 도시락’은 몸에서 느끼는 차이가 큽니다.

저탄고지도시락은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요?

밥 한 공기만 먹으면 금방 배고프고 간식이 당기는 분, 점심 뒤 졸림이 심한 분, 빵이나 면 위주 식사가 잦은 분에게는 탄수화물 양을 줄여보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흰쌀밥, 달달한 음료, 과자처럼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을 줄이면 식후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느낌이 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탄고지가 곧 ‘삼겹살과 버터를 마음껏 먹는 식사’는 아닙니다.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와 가공육을 자주 많이 먹으면 LDL 콜레스테롤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심혈관 건강을 위해 포화지방은 하루 열량의 10% 안팎 이하로 제한하는 쪽이 권장됩니다. 그래서 지방을 늘릴 때도 버터, 베이컨, 소시지보다는 등푸른생선, 견과류, 올리브오일, 들기름, 아보카도처럼 지방의 질을 보는 게 좋습니다.

도시락을 짤 때 기준은 간단할수록 오래 갑니다

상담실에서 오래 가는 식단을 보면 규칙이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도시락 용기를 기준으로 절반은 잎채소나 비전분 채소, 4분의 1은 단백질,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조절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저탄고지라고 해도 채소가 빠지면 금방 변비, 입냄새, 피로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채소: 양상추, 오이, 브로콜리, 양배추, 파프리카, 버섯, 애호박처럼 전분이 적은 채소를 넉넉히 넣습니다.
  • 단백질: 닭다리살, 달걀, 연어, 고등어, 두부, 돼지고기 안심, 소고기 우둔살처럼 조리법이 담백한 재료가 좋습니다.
  • 지방: 올리브오일 1큰술, 견과류 한 줌보다 적은 양, 아보카도 4분의 1개 정도처럼 양을 보면서 넣습니다.
  • 탄수화물: 활동량이 많거나 어지러움이 있으면 현미밥 3분의 1공기, 고구마 작은 것 반 개, 콩류처럼 천천히 소화되는 재료를 조금 곁들일 수 있습니다.

근데 도시락을 너무 ‘완벽한 식단’처럼 만들려고 하면 금방 지칩니다. 닭가슴살만 계속 먹는 것보다 생선, 달걀, 두부, 살코기를 돌아가며 쓰는 편이 훨씬 오래 갑니다.

실제로 구성하면 이런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닭다리살 구이 120g에 브로콜리, 양배추, 방울토마토를 넣고 올리브오일 드레싱을 살짝 더하면 꽤 든든합니다. 밥을 완전히 빼서 오후에 힘이 없다면 현미밥을 2~3숟가락만 넣어도 식사의 안정감이 달라집니다.

생선 도시락도 좋습니다. 고등어구이 반 토막, 오이무침, 버섯볶음, 삶은 달걀 1개 정도면 탄수화물은 낮추면서 단백질과 지방을 함께 챙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고등어조림처럼 양념이 진한 메뉴는 설탕과 나트륨이 함께 늘 수 있어 국물은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외식 도시락을 사야 한다면 성분표를 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탄수화물만 낮다고 좋은 도시락은 아닙니다. 단백질이 너무 적거나, 나트륨이 1끼에 1,000mg 가까이 되는 제품도 있습니다. 소시지, 햄, 베이컨이 주재료인 도시락은 가끔은 괜찮아도 매일 먹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심해서 시작해야 합니다

당뇨약, 특히 인슐린이나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을 쓰는 분은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이면 저혈당이 올 수 있습니다. 식은땀, 손떨림, 심한 허기, 어지러움이 생기면 식단 문제가 아니라 안전 문제로 봐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주치의나 영양사와 탄수화물 양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단백뇨가 있는 분, 임신 중인 분, 성장기 청소년, 췌장염이나 담낭질환 병력이 있는 분도 무리한 저탄고지는 피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이 이미 높았던 분은 6~12주 정도 실천한 뒤 혈액검사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몸무게만 줄었다고 몸속 지표가 모두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래 먹으려면 ‘덜 먹기’보다 ‘덜 흔들리기’가 중요합니다

저탄고지도시락을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밥을 0으로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흰쌀밥 한 공기를 반 공기로 줄이고, 달달한 커피를 물이나 무가당 음료로 바꾸고,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는 것만으로도 몸이 편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식후에 10~15분 걷는 습관까지 붙으면 혈당과 졸림 관리에 더 유리합니다.

저탄고지는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내 몸에 맞는지는 배고픔, 배변, 수면, 운동할 때 힘, 혈액검사 수치를 같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도시락 하나를 잘 싸는 일은 거창한 식단 선언보다 훨씬 현실적입니다. 저는 밥을 무조건 없애는 도시락보다, 오후의 컨디션이 안정되고 다음 끼니 폭식을 줄여주는 도시락이 더 좋은 저탄고지도시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탄고지도시락,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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