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단백질쉐이크, 매일 마셔도 괜찮을까요?

요즘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다 보면 “우유 단백질은 속이 불편해서 식물성단백질쉐이크로 바꿨는데 괜찮나요?”라는 질문이 꽤 많아졌습니다. 운동하는 분만 묻는 것도 아닙니다. 아침을 자주 거르는 직장인, 입맛이 줄어든 부모님을 걱정하는 자녀분, 체중 조절 중인 분들도 자주 물어봅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잘 고르면 꽤 실용적인 보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식물성’이라는 말만 보고 무조건 순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원료, 당류, 열량, 단백질 양, 내 몸 상태를 같이 봐야 합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 뭐가 다를까요?
식물성단백질쉐이크에는 보통 완두, 대두, 현미, 귀리, 아몬드 같은 원료가 들어갑니다. 우유에서 얻는 유청 단백질과 달리 유당이 거의 없거나 적어서, 우유만 마시면 배가 부글거리거나 설사를 하는 분들이 선택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단백질의 ‘양’만 같다고 몸에서 쓰이는 느낌까지 완전히 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원료에 따라 필수아미노산 구성이 다르고, 소화 흡수율도 차이가 납니다. 대두 단백질은 비교적 질이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고, 완두 단백질도 많이 쓰입니다. 반면 한 가지 곡물 단백질만 들어간 제품은 특정 아미노산이 부족할 수 있어 여러 원료를 섞은 제품이 더 무난한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 단백질 권장량은 보통 체중 1kg당 하루 0.8g 정도를 기준으로 이야기합니다. 체중 60kg이면 하루 약 48g입니다. 다만 나이가 많거나, 식사량이 적거나, 운동량이 늘었거나, 회복 중인 경우에는 필요한 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쉐이크 한 잔에 단백질이 15~25g 정도 들어 있다면 한 끼 단백질을 보완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매일 마셔도 되는 사람, 조심해야 하는 사람
식사를 자꾸 놓치는 분에게 식물성단백질쉐이크 한 잔은 빵이나 과자만 먹는 것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밥, 달걀, 두부, 생선 같은 단백질 식품을 거의 못 먹는다면 빈칸을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근데 쉐이크가 식사를 완전히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씹는 음식에서 얻는 식이섬유, 여러 비타민, 미네랄, 포만감은 분말 한 잔으로 다 채우기 어렵습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거나 단백뇨를 들은 적이 있는 분은 먼저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방향은 아닙니다. 당뇨가 있는 분은 당류와 탄수화물 양을 꼭 봐야 하고, 항응고제 복용 중이거나 갑상샘 질환 치료를 받는 분은 대두 성분을 꾸준히 많이 먹기 전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한 사람: 유당이 적은 식물성 제품이 편할 수 있습니다.
- 아침 식사가 거의 없는 사람: 한 잔이 단백질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신장 질환, 간 질환, 단백뇨가 있는 사람: 임의로 양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대두,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원료명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 고를 때는 앞면보다 뒷면을 봐야 합니다
상담하다 보면 “단백질 20g”이라는 큰 글씨만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더 중요한 정보는 영양성분표와 원재료명에 있습니다. FDA의 영양표시 안내에서도 1회 제공량을 먼저 보라고 설명합니다. 한 병인 줄 알았는데 2회 제공량이면, 당류와 열량도 두 배로 계산해야 합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를 고를 때는 단백질 15~25g, 당류는 낮게, 포화지방과 나트륨은 과하지 않게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체중 조절 중이라면 한 잔 열량이 250~300kcal를 훌쩍 넘는 제품은 간식이 아니라 거의 작은 식사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입맛이 너무 없고 살이 빠지는 어르신이라면 어느 정도 열량이 있는 제품이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단맛도 은근히 중요합니다. 너무 단 제품에 익숙해지면 평소 음식의 단맛 기준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은 열량을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에 따라 더부룩함이나 가스가 생기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대용량을 사기보다 작은 용량으로 2~3번 마셔보고 속 반응을 보는 편이 낫습니다.
마시는 시간보다 중요한 건 전체 식사입니다
운동 직후 30분을 놓치면 큰일 나는 것처럼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일반적인 건강 관리 목적이라면 그렇게 예민하게 볼 필요는 적습니다. 하루 전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은지, 끼니마다 나누어 들어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은 커피만, 점심은 면류, 저녁은 샐러드만 먹는 패턴이라면 쉐이크 하나를 넣어도 여전히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 끼니 고기, 생선, 달걀, 두부를 충분히 먹고 있는데 쉐이크까지 추가하면 필요 이상으로 열량이 늘 수 있습니다.
속이 예민한 분은 물에 타서 시작하고, 괜찮으면 두유나 귀리 음료에 타는 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다만 두유나 귀리 음료에도 당류가 들어 있을 수 있으니 무가당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나나, 견과류, 땅콩버터를 함께 넣으면 맛은 좋아지지만 열량도 빠르게 올라갑니다.
병원에 물어봐야 할 신호도 있습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를 마신 뒤 복통, 설사, 두드러기, 입술이나 목의 붓기, 숨참이 생기면 알레르기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제품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호흡이 불편하거나 목이 조이는 느낌이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또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고 입맛이 떨어져서 쉐이크를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쉐이크로 버티기보다 체중 감소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한두 달 사이 체중의 5% 이상이 빠졌거나, 피로감·야간 발한·혈변·삼킴 곤란 같은 증상이 함께 있으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부족한 식사를 보완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잘 맞는 사람에게는 아침 공복감과 단백질 부족을 줄여주는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다만 내 몸 상태를 보지 않고 유행처럼 따라 마시면 기대만큼 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늘 이렇게 말합니다. 앞면의 큰 문구보다 뒷면의 작은 숫자를 보고, 몸이 보내는 반응을 같이 보시면 됩니다.
참고 자료: FDA Nutrition Facts Label https://www.fda.gov/food/nutrition-facts-label, NCBI Bookshelf Dietary Reference Intakes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2088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