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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꼭 완벽해야 건강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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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꼭 완벽해야 건강해질까요?

의원에서 상담을 곁에서 보다 보면 “저는 식단을 못 지켜서요”라고 먼저 미안해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아침은 대충 빵, 점심은 밖에서 한 끼, 저녁은 피곤해서 배달. 사실 이 흐름이 특별히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건 아니더라고요. 일이 길어지고, 장 볼 시간이 줄고, 입맛은 이미 짠맛과 단맛에 익숙해진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식단은 ‘완벽한 식단표를 지키는 일’보다 ‘자주 먹는 것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건강검진에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이야기를 들었다면 더더욱 겁부터 먹기보다 내 식사에서 바꿀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찾는 게 현실적입니다.

식단을 바꿀 때 제일 먼저 볼 것은 양보다 구성입니다

많은 분들이 식단이라고 하면 밥을 확 줄이거나 닭가슴살만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래 가는 식사는 그렇게 좁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한 식사의 기본을 충분함, 균형, 적당함, 다양성으로 설명합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식판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한 끼를 볼 때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만 크게 자리 잡고 있는지, 채소와 단백질이 같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에 흰밥만 먹는 식사와, 같은 김치찌개라도 밥을 조금 덜고 두부나 달걀, 나물 한 접시를 붙인 식사는 몸에서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포만감도 더 오래 가고, 식후에 졸리거나 단것이 당기는 느낌도 줄 수 있습니다.

성인과 10세 이상은 채소와 과일을 하루 400g 이상 먹는 것이 권장됩니다. 숫자로 들으면 감이 안 오지만, 매끼 채소 반찬이나 샐러드 한 접시를 붙이고 간식으로 과일을 한 번 먹는 정도로 생각하면 조금 편합니다. 물론 당뇨가 있거나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과일 종류와 양을 의료진과 맞추는 게 좋습니다.

밥을 줄이는 것보다 ‘정제된 탄수화물’을 줄이는 게 먼저일 수 있습니다

상담실에서 자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밥은 반 공기만 먹는데, 오후에 달달한 커피와 과자, 저녁에 면 요리가 붙는 식사입니다. 이럴 때는 밥을 더 줄이는 것보다 흰빵, 과자, 달달한 음료, 면 위주의 끼니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보는 편이 낫습니다.

탄수화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몸에 필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다만 흰쌀밥, 흰빵, 과자처럼 빨리 소화되는 음식만 많아지면 식후 혈당이 빠르게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잡곡밥, 귀리, 통밀빵, 콩류, 채소처럼 섬유질이 함께 들어 있는 쪽을 조금씩 늘리는 방식이 안정적입니다.

특히 아침을 거르고 점심에 폭식하는 패턴이라면 식단의 질보다 리듬이 먼저 문제일 때도 있습니다. 바나나 하나와 달걀, 무가당 요거트, 견과류 한 줌처럼 작게라도 시작하면 점심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짠맛과 단맛은 생각보다 조용히 쌓입니다

혈압이 높은 분에게 “싱겁게 드세요”라고만 말하면 대개 막막해합니다. 집에서 소금을 많이 넣지 않아도 라면, 국물, 김치, 젓갈, 햄, 소시지, 배달 음식, 간편식에서 나트륨이 꽤 들어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 기준 소금을 하루 5g 미만, 나트륨으로는 2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합니다.

실생활에서는 국물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찌개를 먹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몇 숟가락에서 멈추는 식입니다. 라면을 먹는 날에는 스프를 다 넣지 않거나 국물을 남기고, 그 끼니에 김치와 가공육을 겹치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단맛도 비슷합니다. 설탕만 조심하면 되는 게 아니라 꿀, 시럽, 달달한 커피, 음료, 디저트가 모두 더해집니다. 미국 CDC는 가당 음료 대신 물을 선택하고, 요거트나 시리얼에는 설탕 대신 과일을 곁들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달달한 커피를 하루 두 잔 마신다면 한 잔만 덜 달게 바꾸는 것부터도 충분히 시작점이 됩니다.

내 몸에 맞는 식단은 병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건강한 식단에도 개인차가 있습니다. 혈당이 높은 분은 과일 주스나 떡, 흰빵처럼 빨리 흡수되는 음식을 조심해야 하고,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칼륨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마음껏 늘리면 곤란할 수 있습니다. 통풍이 있다면 술, 특히 맥주와 과한 육류 섭취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또 체중이 급격히 줄거나, 식욕이 없고, 삼키기 어렵거나, 설사와 변비가 오래 지속되거나, 식사 후 심한 복통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식단 문제로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당뇨 약이나 혈압약을 복용 중인데 식사를 크게 줄이면 저혈당이나 어지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식단을 세게 바꾸기 전에 진료실에서 현재 상태와 약을 같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최근 3~6개월 사이 의도치 않게 체중이 많이 줄었다
  • 식후 흉통, 심한 복통, 구토가 반복된다
  • 혈당, 혈압 수치가 계속 높거나 너무 낮다
  • 신장질환, 간질환, 심부전, 임신 등 특별한 상황이 있다
  •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사레가 자주 든다

오래 가는 식단은 덜 비장해야 합니다

식단을 바꾸는 분들이 가장 많이 지치는 지점은 “이제부터 다 바꿔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주 먹는 세 가지를 바꾸는 편이 더 오래 갑니다. 예를 들면 음료는 물이나 무가당 차로, 밥은 한 숟가락 덜고 채소를 한 접시 더, 야식은 주 5회에서 2~3회로 줄이는 식입니다.

외식이 많다면 메뉴 선택도 중요합니다. 덮밥이나 면만 먹는 날이 많다면 국밥에서도 밥 양을 조절하고 건더기를 챙기는 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분식집에서는 라면과 김밥 조합보다 김밥과 달걀, 또는 우동 국물은 적게 먹는 식이 현실적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방향은 분명해집니다.

식단은 시험처럼 맞고 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 몸이 덜 붓는지, 식후 졸림이 줄었는지, 변비가 나아지는지, 혈압이나 혈당 기록이 조금 안정되는지 살피면서 조정하는 생활 습관에 가깝습니다. 너무 엄격한 식단은 오래 못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매일 먹는 음식이니, 몸에도 맞고 내 일상에도 들어맞는 정도를 찾는 게 저는 가장 현실적인 건강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WHO Healthy diet(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healthy-diet), CDC Healthy Eating Tips(https://www.cdc.gov/nutrition/features/healthy-eating-tips.html)

식단, 꼭 완벽해야 건강해질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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