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운동, 허리 아픈 사람도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의원에서 허리가 뻐근하다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복근 운동을 해야 한다는데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더 아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많은 분들이 코어운동을 ‘배에 힘주는 운동’ 정도로 생각하지만, 코어는 배 한가운데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허리, 골반, 엉덩이 주변까지 몸통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근육들의 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코어운동은 멋진 복근을 만드는 운동이라기보다, 앉고 서고 걷고 물건을 드는 동안 몸이 덜 흔들리게 돕는 기본 훈련에 가깝습니다. 특히 오래 앉아 일하거나, 허리를 자주 삐끗하거나, 운동을 시작할 때 자세가 자꾸 무너지는 분들에게는 꽤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코어가 약하면 어떤 느낌이 올까요?
코어가 약하다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몸을 지탱하는 힘이 부족하면 작은 동작에서도 허리나 목, 어깨가 대신 버티는 일이 늘어납니다. 예를 들면 의자에서 일어날 때 허리에 먼저 힘이 들어가거나, 장바구니를 들 때 몸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플랭크를 10초만 해도 허리가 꺾이는 느낌이 드는 식입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통증이 있으니 코어가 무조건 약하다”라고 단정하지 않는 겁니다. 허리 통증은 근육 긴장, 디스크 문제, 관절, 수면, 스트레스, 활동량 감소 등 여러 요소가 겹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서도 허리 통증의 상당수는 특정한 한 가지 원인으로 딱 설명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코어운동은 치료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방법이라기보다, 생활 속 부담을 줄이는 도구로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센 운동보다 ‘버티는 힘’부터
처음부터 윗몸일으키기, 레그레이즈, 긴 시간 플랭크를 하면 오히려 허리가 먼저 버티는 분들이 많습니다. 코어운동의 시작은 배를 세게 쥐어짜는 느낌보다, 숨을 참지 않고 몸통을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는 감각을 익히는 쪽이 좋습니다.
- 무릎을 세우고 누워 배에 손을 올린 뒤, 숨을 내쉬며 아랫배가 살짝 단단해지는 느낌 찾기
- 네발기기 자세에서 팔이나 다리를 하나씩 천천히 들어 보기
- 벽에 등을 대고 서서 허리가 과하게 뜨지 않게 자세 잡기
- 짧은 플랭크를 10~15초만 하고 자세가 무너지기 전에 쉬기
솔직히 처음에는 운동을 한 것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코어는 ‘많이 하는 것’보다 ‘무너지지 않고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분을 버텼는데 허리가 꺾이고 어깨가 잔뜩 올라가 있다면, 15초를 편안한 호흡으로 유지하는 쪽이 몸에는 더 낫습니다.
얼마나 자주 하면 적당할까요?
성인 운동 권고에서는 보통 일주일에 중등도 유산소 운동 150분 정도, 그리고 근력운동은 주 2회 이상을 기준으로 많이 이야기합니다. 코어운동도 근력운동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매일 오래 할 필요는 없고, 처음에는 주 2~3회, 한 번에 10분 안팎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월·수·금에 10분씩 한다면, 누워서 호흡 잡기 1분, 데드버그 6~8회씩 2세트, 버드독 6회씩 2세트, 짧은 플랭크 10초씩 3번 정도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운동복을 갈아입지 않아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몸이 익숙해지면 시간을 늘리기보다 먼저 자세가 안정적인지 보는 게 좋습니다.
운동 중 숨을 계속 참게 되거나, 허리가 찌릿하게 아프거나, 다음 날 통증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심해진다면 강도가 높았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횟수나 시간을 줄이고, 동작 범위를 작게 가져가는 편이 낫습니다.
허리 통증이 있을 때는 기준을 더 세워야 합니다
가벼운 뻐근함이나 오래 앉은 뒤의 묵직함은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면서 나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허리 통증에서는 오래 누워 쉬기보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일상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내됩니다. 다만 모든 통증에 운동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멈추고 진료를 상의해야 하는 경우
- 다리 저림, 힘 빠짐, 감각 둔함이 같이 나타날 때
- 대소변 조절이 갑자기 어렵거나 회음부 감각이 이상할 때
- 넘어짐이나 사고 뒤 심한 허리 통증이 생겼을 때
- 열, 오한, 원인 모를 체중 감소가 동반될 때
- 밤에 더 심하거나 쉬어도 낫지 않는 통증이 이어질 때
- 몇 주간 조심했는데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계속될 때
이런 신호가 있을 때는 코어운동으로 버텨보는 방식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리 힘이 빠지거나 대소변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는 빨리 평가를 받는 쪽이 안전합니다.
생활 속 코어는 운동 시간 밖에서 더 자주 쓰입니다
코어운동을 따로 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코어는 하루 종일 쓰입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발바닥을 바닥에 고르게 두고 일어나기, 물건을 들 때 허리만 숙이지 않고 엉덩이와 무릎을 같이 쓰기, 가방을 한쪽으로만 오래 메지 않기 같은 작은 습관이 몸통 안정성에 영향을 줍니다.
또 하나는 호흡입니다. 배에 힘을 준다고 숨을 꾹 참으면 혈압이 올라가거나 목과 어깨에 힘이 과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코어운동을 할 때는 “말은 짧게 할 수 있을 정도”의 호흡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보면 좋습니다.
코어운동은 화려한 운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허리를 덜 불안하게 쓰고, 걷기나 근력운동을 더 안정적으로 이어가게 해주는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오래 버티려고 애쓰기보다, 내 몸이 흔들리는 지점을 알아차리고 조금씩 안정감을 늘려가는 쪽이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