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후보, 아이 학교생활 기준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얼마 전 동네 의원 대기실에서 학부모 두 분이 아이 학교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들었습니다. 한 분은 “교육감 선거가 있는 건 아는데, 후보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분은 “공약을 봐도 우리 집 생활이랑 어떻게 이어지는지 감이 안 온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보는 일은 정치 뉴스를 읽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아이의 등교 시간, 급식, 돌봄, 마음건강, 고입·대입 준비와 꽤 가까운 문제입니다.
서울시 교육감은 어떤 일을 맡을까요?
서울시 교육감은 서울 지역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학교 예산, 교원 인사, 학생 안전, 기초학력 지원, 특수교육, 학교폭력 대응, 급식과 돌봄 같은 영역이 모두 연결됩니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해 예산 규모가 10조 원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교육감 선거가 왜 생활 선거인지 조금 실감이 납니다.
다만 교육감이 모든 학교 문제를 바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부 지침, 법령, 서울시의회 예산 심의, 학교 현장의 여건이 함께 맞물립니다. 그래서 후보의 말이 크고 시원하게 들리더라도 “언제, 어떤 예산으로, 어떤 학교부터 시작하겠다는 건지”를 같이 보는 게 좋습니다.
후보 명단은 어디 기준으로 봐야 할까요?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선거 시기마다 단일화, 출마 선언, 후보 등록, 사퇴 여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진보·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논의가 있었고, 언론 보도 기준으로 여러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졌습니다. 후보자 등록과 최종 투표용지 기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가 가장 기본입니다.
당시 언론에서 자주 언급된 이름으로는 정근식, 윤호상, 조전혁, 김영배, 류수노, 한만중, 홍제남, 이학인 후보 등이 있었습니다. 보도 시점에 따라 7명 또는 8명으로 다르게 소개된 이유는 등록 시점과 집계 기준 차이 때문입니다. 선거 정보를 볼 때는 기사 제목만 보지 말고 등록일, 사퇴 여부, 최종 후보 여부를 같이 확인해야 헷갈림이 줄어듭니다.
공약은 아이 생활과 연결해서 보면 쉽습니다
후보 공약을 볼 때 가장 먼저 볼 부분은 학부모와 학생의 하루에 직접 닿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 돌봄 확대는 맞벌이 가정의 퇴근 시간과 연결됩니다. 교통비 지원이나 체험학습비 지원은 가계 부담과 이어지고, 학급당 학생 수나 교원 충원은 수업 집중도와 상담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기초학력: 읽기, 쓰기, 수학의 기본을 놓친 아이를 어떻게 발견하고 도울지 봅니다.
- 마음건강: 상담교사, 위기학생 지원, 학교폭력 이후 회복 지원 계획을 확인합니다.
- 돌봄과 방과후: 운영 시간, 인력, 안전관리 방식이 구체적인지 봅니다.
- 입시와 평가: 서술형 평가, 고교학점제, 진로교육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핍니다.
- 교권과 학생인권: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학생 보호 장치가 균형을 이루는지 봅니다.
특히 마음건강 공약은 말이 예쁘게 나오기 쉽습니다. “상담을 강화하겠다”에서 멈추지 않고 상담 인력은 얼마나 늘릴지, 담임교사 부담은 어떻게 줄일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병원과는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까지 봐야 합니다. 아이가 힘들 때 학교 안에서 첫 신호를 알아차리고, 필요하면 바깥 전문기관으로 연결되는 길이 분명해야 합니다.
진보·보수보다 생활 기준이 먼저입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는 선거라서 투표용지에도 정당명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보수 성향 같은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이런 구분이 후보를 이해하는 데 참고는 되지만, 그것만으로 판단하면 우리 아이에게 중요한 문제가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가정은 기초학력과 학습 관리가 가장 급할 수 있고, 어떤 가정은 학교폭력 대응이나 특수교육 지원이 더 절실할 수 있습니다. 또 중학생 자녀를 둔 집은 고교 배정과 진로교육이 크게 느껴지고, 초등 저학년 가정은 돌봄 공백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후보를 볼 때 “내가 지지하는 진영인가”보다 “우리 동네 학교가 실제로 겪는 문제를 알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보면 판단이 조금 차분해집니다.
투표 전 확인하면 좋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후보의 대표 공약 3개를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약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둘째, 재원과 실행 순서를 봅니다. 모든 학교에 한꺼번에 하겠다는 말보다 시범 운영, 단계 확대, 예산 규모가 적힌 공약이 더 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셋째, 교육 현장의 갈등을 어떻게 다루는지 봅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중 어느 한쪽 말만 듣겠다는 방식은 오래 가기 어렵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고르는 일은 거창한 정치 판단만은 아닙니다. 아이가 아침에 학교에 가서 안전하게 지내고,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고, 힘들 때 어른이 알아차려 주는 학교를 바라는 마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후보 이름보다 먼저 우리 아이의 하루를 떠올리면, 공약의 무게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