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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다이어트, 살은 빠지는데 몸에는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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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다이어트, 살은 빠지는데 몸에는 괜찮을까요?

얼마 전 의원에서 체중을 꽤 줄인 분이 혈액검사지를 들고 오셨는데, 몸무게는 내려갔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 걱정이 커진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낯설지 않습니다. 저탄고지다이어트는 체중 변화가 빨리 보여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맞는 식단은 아닙니다.

저탄고지다이어트는 어떤 식사인가요?

저탄고지는 말 그대로 탄수화물은 줄이고 지방 섭취 비율을 높이는 식사입니다. 밥, 빵, 면, 떡, 과자, 단 음료를 줄이고 고기, 달걀, 생선, 치즈, 버터, 견과류, 오일류를 늘리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강하게 하면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쓰는 ‘케토 식단’에 가까워집니다.

보통 한국 식사는 밥 중심이라 탄수화물 비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밥을 절반 이하로 줄이면 처음 1~2주 사이 체중이 빨리 빠질 수 있습니다. 이때 줄어드는 무게에는 지방만 있는 게 아니라 몸속 글리코겐과 수분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초반 감량 속도만 보고 “나에게 딱 맞는 방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왜 빨리 빠지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탄수화물을 줄이면 혈당 변동이 작아지고, 단백질과 지방이 포만감을 오래 주면서 전체 섭취 열량이 줄어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미국 NIH 연구에서도 저탄수화물 식사와 저지방 식사는 각각 장단점이 있었고, 단기간 체중은 두 식사 모두에서 줄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모든 사람에게 더 우월하다고 보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

사실 다이어트에서 몸무게를 움직이는 큰 축은 여전히 ‘지속 가능한 열량 조절’입니다. 저탄고지를 하면서 삼겹살, 버터커피, 치즈, 견과류를 마음껏 먹으면 생각보다 열량이 쉽게 올라갑니다. 견과류 한 줌이 건강한 음식인 건 맞지만, 두세 줌이 되면 밥 한 공기 이상의 열량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저탄고지와 부담되는 저탄고지는 다릅니다

저탄고지다이어트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지방의 ‘종류’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을 선택하는 식사 패턴을 권합니다. 같은 저탄고지라도 버터, 베이컨, 가공육, 기름진 고기 위주인지, 생선, 두부, 달걀, 올리브유, 아보카도, 견과류, 채소를 함께 먹는지에 따라 몸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부담이 큰 조합: 베이컨, 소시지, 삼겹살, 버터, 크림, 튀김류 위주
  • 비교적 나은 조합: 생선, 달걀, 닭고기, 두부, 콩류 일부, 견과류, 올리브유, 채소
  • 놓치기 쉬운 부분: 식이섬유, 칼슘, 칼륨, 마그네슘, 수분 섭취

근데 채소까지 지나치게 줄이면 변비, 입 냄새, 피로감이 생기기 쉽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더라도 잎채소, 버섯, 오이, 브로콜리, 해조류처럼 열량 부담이 낮은 식품은 꾸준히 넣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분들은 시작 전에 진료실에서 먼저 상의하는 게 안전합니다

저탄고지다이어트가 특히 조심스러운 분들이 있습니다. 당뇨약, 특히 인슐린이나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을 쓰는 분은 식사를 갑자기 바꾸면 저혈당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압약을 복용 중인 분도 체중과 수분 변화에 따라 어지럼이 나타날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 췌장질환, 담낭질환이 있는 경우
  • LDL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가족성 고지혈증을 들은 적이 있는 경우
  •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 청소년, 고령자, 섭식장애 경험이 있는 경우
  • 통풍이나 요로결석을 반복해서 겪은 경우

저탄고지를 시작한 뒤 심한 무기력, 반복되는 구토, 가슴 통증, 숨참, 심한 두근거림, 의식이 멍한 느낌이 있으면 식단 문제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당뇨가 있는 분에게 복통, 구토, 빠른 호흡, 심한 갈증이 같이 오면 더 서둘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도한다면 얼마나 조심해서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밥을 완전히 끊기보다, 흰쌀밥 양을 줄이고 단 음료와 간식을 먼저 줄이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매끼 밥 한 공기를 먹던 분이라면 반 공기에서 3분의 2공기 정도로 낮추고, 대신 단백질 반찬과 채소를 늘리는 식입니다. 이 정도 변화만으로도 야식과 군것질이 줄어 체중이 움직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검사도 중요합니다. 4~12주 정도 식단을 바꿨다면 체중만 보지 말고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간수치, 신장기능, 중성지방, HDL, LDL 콜레스테롤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LDL이 뚜렷하게 오르는 분은 “살이 빠졌으니 괜찮다”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지속 가능한 기준을 잡는 법

식단은 오래 갈수록 진짜 실력이 드러납니다. 회식, 명절, 여행 때마다 무너지는 방식이라면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습니다. 저탄고지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탄수화물을 적으로 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현미, 잡곡, 콩, 과일, 고구마처럼 섬유질이 있는 탄수화물은 양을 조절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탄수화물 0’보다 ‘정제 탄수화물 줄이기’가 많은 분들에게 덜 거칠고 오래 갑니다. 몸무게가 내려가는 속도만큼이나 혈액검사, 배변, 수면, 운동할 힘, 식사 스트레스까지 같이 봐야 내 몸에 맞는 방향이 보입니다. 빠르게 빼는 식단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도 흔들림이 적은 식단이 결국 더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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