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단백질쉐이크, 매일 마셔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의원 대기실에서 식물성단백질쉐이크를 들고 오신 분이 있었어요. 우유가 잘 안 맞아서 바꿨는데, 매일 마셔도 되는지 걱정된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식물성이라는 말은 부드럽게 들리지만, 내 몸에 맞는 양과 제품을 보는 눈이 같이 필요합니다.
식물성이라고 무조건 가벼운 건 아니에요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주로 대두, 완두, 현미, 귀리, 햄프 같은 원료에서 단백질을 뽑아 만듭니다. 유청 단백질을 먹으면 속이 불편하거나, 채식 위주 식사를 하는 분에게는 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그런데 식물성 제품도 가공식품입니다. 단백질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단맛을 내는 성분, 향료, 식이섬유, 비타민·미네랄, 카페인 성분이 함께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포장 앞면의 식물성, 고단백 문구보다 뒷면의 영양성분표가 더 중요합니다.
하루 단백질 양부터 맞춰보면 편해요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는 건강한 성인의 단백질 권장섭취량을 체중 1kg당 약 0.91g으로 봅니다. 체중 60kg이면 하루 약 55g, 70kg이면 약 64g 정도입니다. 운동량이 많거나 고령으로 근감소가 걱정되는 경우에는 더 필요할 수 있지만, 질환이나 식사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 한 잔에 단백질이 15~25g 들어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아침에 두부 반 모와 달걀, 점심에 생선이나 콩류를 이미 챙긴 날이라면 쉐이크 한 잔이 과할 수도 있고, 반대로 빵과 커피로 끼니를 넘긴 날에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쉐이크를 매일 마실지보다 먼저 하루 식사에서 단백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단백질 말고 세 가지를 같이 봐요
당류와 열량
단백질쉐이크가 식사 대용처럼 보이지만, 맛을 좋게 만들려고 당류가 꽤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체중 조절 중이라면 단백질 20g만 보고 고르기보다 한 잔의 열량, 당류, 포만감을 같이 봐야 합니다. 달콤한 음료처럼 마시다 보면 간식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 될 수 있습니다.
나트륨과 첨가 성분
나트륨은 짠 음식에서만 오는 게 아닙니다. 분말 제품이나 ready-to-drink 제품에도 들어갈 수 있어요. 혈압이 높거나 부종이 잦은 분은 나트륨 수치를 보는 습관이 좋습니다. 또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이 들어간 제품을 여러 개 겹쳐 먹으면 특정 영양소가 필요 이상으로 늘 수 있습니다.
원료와 알레르기
대두 단백질은 콩 알레르기가 있는 분에게 맞지 않을 수 있고, 완두 단백질도 체질에 따라 더부룩함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미 단백질은 곡물 원료 특성상 제품의 품질 관리가 중요합니다. 하버드헬스 같은 의료 정보 기관에서도 단백질 파우더는 제조사 관리와 오염물질 검사 여부를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품 표시와 제조 관리 정보를 함께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상담이 안전합니다
건강한 성인이 한 끼 보완용으로 마시는 정도와, 몸 상태가 불안정한 분이 고단백 제품을 매일 먹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단백뇨가 있다는 말을 들은 분은 단백질 양을 스스로 올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미국 신장재단도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단백질 섭취량을 개인 상태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 건강검진에서 신장 수치, 단백뇨, 혈뇨 이상을 들은 적이 있는 경우
- 당뇨병, 고혈압, 만성콩팥병으로 진료 중인 경우
-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 갑상샘호르몬제, 항응고제처럼 복용 시간을 맞춰야 하는 약이 있는 경우
- 두드러기, 입술이나 목 부음, 숨참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 경우
마신 뒤 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설사가 반복된다면 성분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처럼 숨이 차거나 목이 붓는 느낌이 있으면 바로 진료가 필요합니다. 소변 거품이 갑자기 많아지고 붓기가 동반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식사 위에 살짝 얹는 정도가 오래 갑니다
식물성단백질쉐이크는 나쁜 것도, 만능도 아닙니다. 바쁜 아침에 밥을 거의 못 먹는 분, 운동 뒤 식사를 바로 못 하는 분, 우유 단백질이 속에 부담되는 분에게는 꽤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매 끼니를 쉐이크로 바꾸면 씹는 식사에서 얻는 섬유질, 다양한 미량영양소, 포만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하루 한 번, 평소 식사에서 부족한 시간대에 넣어보는 정도가 무난합니다. 물에 타면 열량은 낮아지고, 두유나 귀리 음료에 타면 맛과 열량이 함께 올라갑니다. 과일을 넣을 때도 바나나 한 개, 견과류 한 줌이 더해지면 생각보다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저라면 제품을 고를 때 단백질 함량만 크게 보지 않고, 당류가 낮고 원료가 단순하며 내가 소화하기 편한지부터 볼 것 같습니다. 몸에 맞는 보충제는 화려한 광고보다 먹고 난 뒤의 속 편안함, 다음 식사와의 균형에서 티가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