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높이운동화, 오래 신어도 발이 편할까요?

신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키높이운동화를 신은 뒤 발가락 쪽이 아프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운동화라 편할 것 같았는데, 막상 오래 걸으면 느낌이 다르다는 거죠. 키가 몇 센티미터 높아지는지보다 발이 신발 안에서 어떻게 놓이는지를 먼저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굽 높이보다 발의 기울기를 먼저 보세요
키높이운동화는 두꺼운 밑창 전체로 높이를 내기도 하고, 신발 안쪽의 뒤꿈치 부분을 높이기도 합니다. 같은 5cm 높이라도 앞쪽 밑창까지 두꺼운 신발과 뒤꿈치만 높은 신발은 발에 닿는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뒤꿈치가 앞쪽보다 많이 높으면 체중이 발 앞쪽으로 쏠리기 쉽습니다.
작은 보행 연구에서는 신발 속 뒤꿈치 받침을 높일수록 발 앞쪽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연구에 쓰인 받침과 시중의 모든 키높이운동화가 같지는 않습니다. 높이가 몇 cm면 누구에게나 해롭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평소 발볼이 넓거나 발가락이 잘 저린 사람이라면, 앞쪽이 눌리는지 특히 살펴야 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의 신발 안내도 높은 굽은 체중을 앞으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발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굽을 낮추고 발가락 공간을 확보하도록 권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굽 높이는 신발 전체 밑창의 두께와 다릅니다. 키높이운동화를 볼 때도 바닥에서 얼마나 높아지는지만 보지 말고, 뒤꿈치와 발 앞쪽의 높이 차이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매장에서 몇 걸음만 걸어도 알 수 있는 것
사이즈 숫자가 맞아도 편한 신발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신발을 신은 채 서서 가장 긴 발가락 앞에 약 1cm의 여유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발가락을 위아래와 좌우로 조금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키높이 깔창 때문에 신발 안쪽 높이가 낮아지면 발등이나 발가락 윗부분이 눌릴 수도 있습니다.
끈을 묶고 매장 안을 걸어볼 때는 뒤꿈치가 들썩이는지도 보세요. 뒤꿈치가 자꾸 빠지면 발가락에 힘을 주어 신발을 붙잡게 되고, 안에서 발이 미끄러지면 쓸리는 부위가 생깁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의 신발 안내에서는 끈이나 조절 가능한 잠금 장치, 발을 받쳐주는 뒤꿈치 부분을 권합니다. 발볼이 좁게 죄이지 않는지, 발바닥 앞쪽에 압박감이 생기지 않는지도 함께 느껴보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신는 운동화에서는 괜찮은데 새 키높이운동화에서만 발가락이 저리거나 발 앞쪽이 화끈거린다면, 그 신발의 공간이나 기울기가 내 발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느낌을 ‘신다 보면 늘어나겠지’ 하고 넘길 필요는 없습니다. 서 있을 때보다 계단을 내려가거나 방향을 바꿀 때 불편함이 더 뚜렷한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하루 종일 신어도 될까요?
새 신발은 짧게 신고 걸어본 뒤, 벗어서 발의 눌린 자리를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양말 자국과 달리 특정 부위가 계속 빨갛거나 물집이 잡힌다면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출퇴근처럼 오래 걷는 날에는 평소 편했던 신발과 번갈아 신는 것도 방법입니다.
두꺼운 밑창이 늘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바닥의 충격을 덜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신발이 무겁거나 밑창이 발의 움직임과 맞지 않아 걷기 어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신발 안에 키높이 깔창을 추가한다면 발가락과 발등의 공간이 줄고 뒤꿈치가 신발 밖으로 더 올라올 수 있습니다. 깔창을 넣은 상태로 다시 걷고, 발이 안정적으로 잡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운동할 때 신을 계획이라면 일상용 신발을 고를 때보다 움직임을 더 살펴야 합니다. 빠르게 걷거나 방향을 바꿀 때 발이 안에서 밀리는 신발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키가 높아 보이는 모양보다 그 활동에서 발이 편하게 움직이는지가 우선입니다.
어떤 통증이면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신발을 바꾸고 쉬었는데도 발이나 뒤꿈치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을 방해하거나, 점점 심해지거나, 약 2주가 지나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도 상담이 필요합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은 작은 물집이나 상처도 발 상태를 확인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도 이런 증상들을 진료가 필요한 기준으로 안내합니다.
넘어지거나 발을 접질린 뒤 통증이 심하고 걷기 어렵다면 기다리지 말고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발이나 발목 모양이 달라졌거나 다칠 때 ‘뚝’ 하는 소리가 났다면 더 그렇습니다. 통증의 원인을 신발 탓으로만 돌리면 놓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키높이운동화를 고를 때 제일 믿을 만한 기준은 광고에 적힌 높이보다 내 발의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발가락이 편히 움직이고, 뒤꿈치가 안정적으로 잡히며, 걸은 뒤에도 통증이 남지 않는지. 그 세 가지를 확인하면 보기 좋은 신발 중에서도 오래 함께 걸을 수 있는 한 켤레를 찾기 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