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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허리와 자세에 정말 괜찮은 운동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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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허리와 자세에 정말 괜찮은 운동일까요?

얼마 전 의원 대기실에서 허리가 자주 뻐근하다는 분이 “필라테스를 시작하면 허리가 펴질까요?” 하고 물으셨어요. 비슷한 질문이 참 많습니다.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이 늘고, 목과 허리가 뻣뻣한 상태가 일상이 되다 보니 필라테스가 치료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필라테스는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통증을 고쳐주는 방법은 아닙니다. 내 몸 상태에 맞게 시작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필라테스가 몸에 주는 변화는 어디서 올까요?

필라테스는 큰 근육만 세게 쓰는 운동이라기보다, 몸통을 안정시키는 근육을 천천히 깨우는 운동에 가깝습니다. 복부, 엉덩이, 골반 주변, 등 근육을 함께 쓰면서 호흡과 자세를 맞춥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나면 “키가 커진 느낌”, “허리를 덜 꺾고 서는 느낌”을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성인 운동 권고에서는 일주일에 중등도 유산소 운동 150분 이상, 그리고 주요 근육을 쓰는 근력 운동을 주 2회 이상 하도록 권합니다. 필라테스는 이 중 근력, 균형, 유연성 쪽을 채워주는 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심폐 체력을 충분히 올리려면 빠르게 걷기, 자전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함께 넣는 편이 좋습니다.

허리 통증에 필라테스가 맞는 경우와 아닌 경우

만성적인 허리 뻐근함이 있고, 오래 앉으면 자세가 무너지는 분에게 필라테스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구들을 보면 만성 비특이적 허리 통증에서 필라테스가 아무 운동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통증과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다른 운동보다 월등히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쉽게 말하면 ‘필라테스라서’라기보다, 내게 맞는 강도로 꾸준히 움직였기 때문에 좋아지는 부분이 큽니다.

반대로 다리로 전기가 내려가는 듯한 통증, 발 힘이 빠지는 느낌, 감각 저하가 뚜렷한 경우에는 먼저 진료가 필요합니다. 디스크, 척추관 협착, 신경 압박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롤업이나 강한 굴곡 동작을 반복하면 오히려 불편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운동 중 통증이 0~10점 중 5점 이상으로 올라가면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 운동 다음 날 뻐근함은 있을 수 있지만, 저림이나 날카로운 통증이 새로 생기면 중단하고 확인이 필요합니다.
  • 허리를 깊게 말거나 젖히는 동작은 처음부터 크게 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횟수보다 강도가 더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주 4~5회로 욕심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 마음은 이해됩니다. 빨리 좋아지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운동을 쉬다가 시작하는 몸은 작은 자극에도 늦게 반응합니다. 처음 2~4주는 주 1~2회, 40~50분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20~30분 걷기를 붙이면 몸이 훨씬 부드럽게 적응합니다.

좋은 수업은 힘든 동작을 많이 시키는 수업이 아니라, 내 몸이 어디서 흔들리는지 알려주는 수업에 가깝습니다.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거나, 허리를 꺾어 버티거나, 골반이 한쪽으로 계속 빠진다면 난도가 높은 동작보다 기본 호흡과 정렬을 먼저 맞추는 게 낫습니다.

수업 전 강사에게 말하면 좋은 것들

  • 최근 3개월 안에 다친 부위가 있었는지
  • 허리디스크, 협착증, 골다공증, 관절 수술 이력이 있는지
  • 운동 중 어지럼, 흉통, 숨참이 있었는지
  •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회복 중인지

이런 신호가 있으면 운동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필라테스를 하다가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경고에 가까운 신호가 있습니다. 넘어진 뒤 허리나 골반 통증이 심해졌거나, 밤에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깨울 정도로 심하거나, 이유 없는 체중 감소와 발열이 동반된다면 운동으로 버티면 안 됩니다.

특히 소변이나 대변 조절이 갑자기 어려워지거나, 회음부 감각이 둔해지거나, 한쪽 다리 힘이 빠지는 느낌이 뚜렷하면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는 흔하진 않지만, 놓치면 안 되는 신경 증상일 수 있습니다.

또 중년 이후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분은 척추를 깊게 말아 올리는 동작, 반동을 주는 동작, 무거운 저항을 걸고 비트는 동작을 조심해야 합니다. 운동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뼈 상태에 맞는 방식이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필라테스를 오래 가져가려면 기준이 필요합니다

운동 효과는 거창한 동작보다 반복 가능한 습관에서 나옵니다. 수업 후 허리가 가벼워지고, 잠깐 서 있을 때 골반이 덜 무너지며,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이 줄었다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번 수업 뒤 2~3일씩 통증이 남는다면 몸이 좋아지는 과정이라기보다 강도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필라테스는 자세를 ‘예쁘게 만드는 운동’으로만 보기엔 아깝습니다. 내 호흡, 힘주는 습관, 앉고 서는 버릇을 알아차리게 해주는 운동에 더 가깝습니다. 다만 통증이 있는 몸은 의지만으로 밀어붙일수록 돌아오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천천히 시작하고, 이상 신호는 가볍게 넘기지 않는 쪽이 결국 더 오래 운동하는 길이라고 느낍니다.

필라테스, 허리와 자세에 정말 괜찮은 운동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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