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은 걸까요?

의원에서 상담을 곁에서 보다 보면 “요즘 단백질을 챙겨야 한다던데, 저는 얼마나 먹어야 해요?”라는 질문을 꽤 자주 듣습니다. 예전에는 비타민이나 오메가3 이야기가 많았다면, 요즘은 닭가슴살, 단백질 음료, 그릭요거트가 거의 기본처럼 언급되더라고요.
사실 단백질은 중요합니다.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피부, 머리카락, 면역에 관여하는 여러 물질, 상처 회복에도 필요합니다. 다만 ‘많을수록 무조건 좋다’고 보기에는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릅니다.
성인은 하루에 어느 정도가 기준일까요?
일반적인 성인 기준으로 자주 쓰이는 계산은 체중 1kg당 단백질 0.8g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면 하루 약 48g, 70kg이면 약 56g입니다. 이 수치는 건강한 성인이 부족하지 않게 먹기 위한 기본 기준에 가깝습니다.
음식으로 보면 달걀 1개에 단백질이 대략 6g, 닭가슴살 100g에 약 23g, 두부 반 모에 약 15g 안팎, 우유 1컵에 약 6~8g 정도 들어 있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어렵지만, 매끼 손바닥 크기의 단백질 반찬을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고 생각하면 훨씬 현실적입니다.
운동을 하거나 나이가 들면 조금 달라집니다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활동량이 많은 분은 기본 기준보다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통 체중 1kg당 1.2~2.0g 정도가 언급되지만, 운동 강도와 목표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근데 단백질만 늘린다고 근육이 저절로 붙지는 않습니다. 자극, 회복, 수면, 전체 식사량이 같이 맞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이야기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도 있습니다. 60대 이후에는 식사량이 줄고, 씹기 불편하거나 소화가 부담돼서 고기나 생선을 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체중은 크게 안 줄어도 허벅지 힘이 빠지고, 일어설 때 힘들어지는 식으로 먼저 티가 납니다.
이럴 때는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아침, 점심, 저녁에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아침에 빵과 커피만 드신다면 달걀, 우유, 두유, 그릭요거트 중 하나를 붙이는 식으로 시작해도 충분히 현실적입니다.
단백질 음식, 어떤 걸 고르면 좋을까요?
단백질은 고기만 뜻하지 않습니다. 생선, 달걀, 우유, 요거트, 두부, 콩, 렌틸콩, 견과류에도 들어 있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필요한 아미노산 구성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식물성 단백질은 식이섬유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가공육은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햄, 소시지, 베이컨처럼 짠맛이 강하고 가공도가 높은 음식은 단백질이 들어 있어도 나트륨과 포화지방 섭취가 같이 늘 수 있습니다. 단백질을 챙긴다는 이유로 매일 이런 음식에 기대는 건 아쉽습니다.
- 아침: 달걀 1~2개, 플레인 요거트, 두유
- 점심: 생선, 닭고기, 두부, 콩 반찬
- 저녁: 기름기 적은 고기, 두부찌개, 달걀찜
- 간식: 견과류 한 줌, 무가당 그릭요거트
많이 먹으면 생길 수 있는 불편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음식으로 단백질을 조금 넉넉히 먹는다고 곧바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단백질을 늘리면서 채소, 과일, 잡곡이 줄면 변비가 생기기 쉽고, 단백질 음료나 보충제를 여러 번 마시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거나 신장 기능 수치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백질을 임의로 많이 늘리지 말고, 진료 중인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양을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당뇨, 고혈압이 오래된 분도 신장 기능을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이럴 때는 병원에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단백질 섭취 자체보다 중요한 건 몸에서 보내는 신호입니다. 최근 3~6개월 사이 의도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뚜렷하게 줄었거나, 다리 힘이 빠져 계단 오르기가 갑자기 힘들어졌다면 식사만의 문제로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 소변에 거품이 오래 남거나 붓기가 반복될 때
- 식사량이 줄면서 체중이 계속 빠질 때
- 피로감, 어지러움, 근력 저하가 함께 있을 때
- 신장 질환, 간 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있을 때
- 단백질 보충제 섭취 후 복통, 설사, 두드러기가 반복될 때
단백질은 특별한 사람만 챙기는 영양소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유행처럼 숫자만 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내 식탁에서 매끼 조금씩 빠지지 않게 넣고, 몸 상태에 따라 조절하는 정도가 오래 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 National Academies Dietary Reference Intakes,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MedlinePlus Protein in di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