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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굶지 않고도 오래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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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굶지 않고도 오래 갈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의원 대기실에서 “이번엔 진짜 독하게 굶어보려고요”라고 말하는 분을 봤습니다. 상담을 곁에서 오래 보다 보면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절박한지 자주 느낍니다. 그런데 사실 몸무게를 줄이는 일은 독하게 참는 싸움이라기보다, 내 몸이 오래 버틸 수 있는 생활을 다시 맞추는 쪽에 가깝습니다.

체중은 음식, 활동량, 수면, 스트레스, 약물, 호르몬, 나이의 영향을 함께 받습니다. 그래서 같은 식단을 해도 누구는 빨리 빠지고, 누구는 느립니다. 이 차이를 의지 문제로만 보면 금방 지치기 쉽습니다.

빨리 빼는 다이어트가 왜 자주 흔들릴까요?

많은 건강기관에서는 비교적 안전하고 유지하기 쉬운 감량 속도를 주당 약 0.5~1kg 정도로 봅니다. 미국 CDC도 주당 1~2파운드, 즉 약 0.45~0.9kg 감량을 현실적인 범위로 안내합니다. 한 달에 2~4kg 정도면 생각보다 느려 보일 수 있지만, 몸은 이 속도에 훨씬 덜 놀랍니다.

반대로 며칠 만에 3kg이 빠졌다면 지방만 빠진 경우는 드뭅니다. 수분, 장 내용물, 글리코겐이 함께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그래서 다시 밥을 먹고 짠 음식을 먹으면 체중이 금방 올라옵니다. 이때 “나는 또 실패했어”라고 느끼지만, 몸 입장에서는 꽤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무리한 절식은 배고픔을 강하게 만들고, 단백질과 미네랄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특히 하루 한 끼만 먹거나 탄수화물을 거의 끊는 방식은 처음엔 숫자가 움직여도 오래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근데 다이어트에서 진짜 중요한 건 ‘며칠 버텼나’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도 유지되나’입니다.

식단은 줄이는 것보다 바꾸는 순서가 편합니다

상담을 보다 보면 “뭘 먹으면 안 되나요?”부터 묻는 분이 많습니다. 물론 줄이면 좋은 음식은 있습니다. 단 음료, 과자, 튀김, 야식, 술처럼 칼로리는 높은데 포만감은 짧은 음식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한 번에 다 끊으면 생활이 너무 빡빡해집니다.

먼저 접시 구성을 바꿔보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한 끼에 채소를 두 주먹 정도, 단백질을 손바닥 크기 정도,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은 평소보다 20~30% 줄이는 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과일과 채소를 하루 400g 이상 먹는 식습관을 권합니다. 꼭 샐러드만 뜻하는 건 아닙니다. 나물, 쌈채소, 데친 채소, 국의 건더기도 도움이 됩니다.

단백질은 다이어트 중 꽤 중요합니다. 달걀, 두부, 생선, 닭고기, 콩, 그릭요거트 같은 음식은 포만감을 오래 가게 하고 근육 손실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됩니다. 다만 단백질만 많이 먹는다고 살이 저절로 빠지는 건 아닙니다. 전체 섭취량과 식사의 균형이 같이 맞아야 합니다.

  • 단 음료는 물, 탄산수, 무가당 차로 바꾸기
  • 밥은 반 공기까지 무리하게 줄이기보다 2~3숟가락 덜기
  • 간식은 빵·과자 대신 과일, 견과류 소량, 요거트로 바꾸기
  • 야식이 잦다면 저녁 단백질과 채소 양을 먼저 늘리기

운동은 살 빼는 벌칙이 아니어도 됩니다

운동을 시작할 때 “헬스장부터 끊어야 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근력운동은 좋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강도를 높이면 무릎, 허리, 발목이 먼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운동 공백이 길었다면 걷기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체중 조절에는 운동만큼이나 ‘하루 전체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한두 층 계단 이용하기, 식후 10분 걷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기 같은 작은 움직임이 쌓입니다. 식후 걷기는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완만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근력운동은 주 2~3회 정도, 스쿼트 동작을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벽 짚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식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숨이 너무 차서 말이 안 나올 정도보다, 운동 후 몸이 개운하고 다음 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정도가 오래 갑니다.

체중보다 먼저 봐야 할 신호가 있습니다

체중계 숫자는 유용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짠 음식을 먹은 다음 날, 생리 전, 잠을 못 잔 날에는 체중이 쉽게 오릅니다. 지방이 갑자기 늘었다기보다 수분 변화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일 재더라도 하루 숫자에 흔들리기보다 1~2주 평균을 보는 편이 낫습니다.

허리둘레도 같이 보면 좋습니다. 복부 지방은 혈압, 혈당, 중성지방과 관련이 깊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보통 남성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이면 대사질환 위험을 함께 살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이 기준 하나만으로 건강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이어트 중 병원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았는데 6개월 안에 체중의 5% 이상이 빠졌거나, 심한 피로·두근거림·손떨림·설사·식은땀·생리 변화가 동반된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당뇨약, 갑상샘약, 우울증 약, 스테로이드 등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감량 계획을 혼자 크게 바꾸기 전에 진료실에서 상의하는 게 안전합니다.

오래 가는 다이어트는 조금 덜 완벽합니다

솔직히 매일 완벽한 식단은 어렵습니다. 회식도 있고, 가족 식사도 있고, 유난히 단 게 당기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이어트를 볼 때 “절대 먹지 않기”보다 “자주 먹는 방식을 바꾸기”가 더 현실적이라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평일 점심을 바꾸고, 저녁 밥 양을 조금 줄이고, 주 3번 식후 20분 걷기를 넣는 정도만 해도 시작점으로는 꽤 괜찮습니다. 한 번 흐트러졌다고 바로 포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음 끼니를 평소대로 돌려놓으면 됩니다.

다이어트는 몸을 혼내는 일이 아니라, 몸이 덜 힘들게 살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체중이 천천히 움직이더라도 잠이 조금 나아지고, 식후 더부룩함이 줄고, 계단에서 숨이 덜 차면 이미 몸은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 변화가 쌓이면 숫자도 뒤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한 자료: CDC Healthy Weight, WHO Healthy Diet, NIDDK Weight Management

다이어트, 굶지 않고도 오래 갈 수 있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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