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보충제,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다 보니, 운동을 막 시작한 분도, 식사가 자꾸 부실해지는 어르신도 단백질보충제를 꽤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이거 먹으면 근육이 붙나요?”, “신장에 안 좋다던데 괜찮나요?” 같은 질문이 특히 많았습니다. 사실 단백질보충제는 약이라기보다 부족한 단백질을 채우는 식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좋다거나 무조건 위험하다고 말하기보다, 내 식사와 몸 상태에 맞는지부터 보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단백질보충제가 필요한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단백질은 근육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피부, 머리카락, 면역세포, 효소를 만드는 데도 쓰입니다. 보통 성인의 최소 권장량은 체중 1kg당 하루 약 0.8g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면 하루 약 48g입니다. 닭가슴살 100g에 단백질이 대략 20g 안팎, 달걀 1개에 6g 정도 들어 있으니 식사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아침을 커피로 넘기고, 점심은 국수나 김밥으로 간단히 먹고, 저녁에 피곤해서 대충 먹는 날이 이어지면 단백질이 모자라기 쉽습니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식사량이 줄면서 근육도 같이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단백질보충제 한 잔은 꽤 실용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서 단백질 반찬을 자주 놓치는 경우
- 근력운동을 시작했지만 식사량을 늘리기 어려운 경우
- 나이가 들면서 체중과 근육이 함께 줄어드는 경우
- 수술이나 질환 뒤 회복 중이라 의료진이 단백질 보충을 권한 경우
많이 먹는다고 근육이 더 빨리 붙지는 않습니다
근육을 늘리려면 단백질도 필요하지만, 자극이 되는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 같이 있어야 합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데 단백질보충제만 하루 2~3번 마시면 남는 열량이 될 수 있습니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한 스쿱에 단백질 20~25g, 열량은 100~200kcal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유, 바나나, 견과류, 땅콩버터까지 넣으면 한 잔이 가벼운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열량에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체중 1kg당 1.2~1.6g 정도까지 필요량이 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범위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체중 70kg인 사람이 하루 1.6g/kg을 목표로 하면 112g입니다. 이 양을 전부 보충제로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고기, 생선, 달걀, 두부, 콩, 그릭요거트 같은 음식에서 먼저 채우고, 부족한 부분만 보충제로 더하는 방식이 부담이 적습니다.
신장 질환이 있으면 먼저 확인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적정 범위의 단백질 섭취가 곧바로 신장을 망가뜨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미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단백뇨가 있거나, 당뇨병과 고혈압을 오래 앓아온 분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몸에서 처리해야 할 질소 노폐물이 늘고, 신장이 그 일을 더 많이 맡게 됩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사구체여과율, 크레아티닌, 단백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 단백질보충제를 시작하기 전에 진료실에서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운동하려고 먹는 건데요”라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기존 질환 관리와 충돌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있습니다.
- 소변에 거품이 오래 남거나 단백뇨 판정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 신장 질환, 간 질환, 조절이 어려운 당뇨병이 있는 경우
- 다리 부종, 심한 피로, 식욕 저하가 새로 생긴 경우
-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 복용 중인 약이 많아 식이 보충제를 추가하기 조심스러운 경우
제품을 고를 때는 성분표가 광고보다 중요합니다
단백질보충제는 크게 유청단백, 카제인, 대두단백, 완두단백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유청단백은 흔하고 흡수가 빠른 편이지만, 유당에 민감한 사람은 배가 더부룩하거나 설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유당이 적은 분리유청단백이나 식물성 단백 제품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식물성 제품은 섬유질이나 감미료 때문에 가스가 차는 분도 있습니다.
성분표에서는 단백질 g수만 보지 말고 당류, 포화지방, 카페인, 크레아틴, 허브 추출물 같은 추가 성분도 같이 봐야 합니다. 단백질 제품인데 당류가 높은 경우도 있고, 운동 전 제품처럼 각성 성분이 섞인 경우도 있습니다. 밤에 마셨는데 잠이 안 온다면 단백질 때문이 아니라 추가 성분 때문일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원료와 검사 정보를 공개하는 제품, 제3자 품질 검사를 받은 제품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보충제는 매일 먹는 경우가 많아서 작은 차이가 쌓입니다. 맛이 진하고 달수록 오래 먹기 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매일 마신다면 단순한 성분의 제품이 더 무난한 경우가 많습니다.
먹는 시간보다 하루 전체 식사가 더 중요합니다
운동 직후 30분 안에 꼭 먹어야 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지만, 일반적인 생활 운동에서는 그 시간표에 너무 묶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전체 단백질 섭취량을 적당히 나누어 먹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아침에 단백질이 거의 없다면 보충제를 오전 간식으로 쓰고, 저녁에 고기나 생선을 충분히 먹는 날에는 굳이 또 마시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하루 1회, 제품 기준량의 절반 정도로 몸 반응을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속이 불편한지, 변비나 설사가 생기는지, 체중이 예상보다 빨리 늘지는 않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서 단백질만 늘리면 속이 더부룩하고 변이 딱딱해질 수 있어 수분과 채소도 같이 챙기는 게 좋습니다.
단백질보충제는 식사를 대신하는 만능 가루가 아닙니다. 다만 바쁜 날 빠지는 단백질을 채워주는 도구로 쓰면 꽤 편합니다. 몸 상태가 안정적이고, 식사에서 모자란 만큼만 더한다면 겁낼 필요는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건강검진에서 신장이나 간 수치를 들은 적이 있다면 그 한 스쿱을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묻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참고한 자료: Health, protein powder dosage, Verywell Health, protein powder ris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