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운동, 복근운동만 하고 계신가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허리 불편감 때문에 오신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윗몸일으키기를 매일 100개씩 했는데도 허리가 더 뻐근하다고 하셨어요. 사실 코어운동이라고 하면 배에 힘을 주고 복근을 만드는 운동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몸이 원하는 코어는 조금 다릅니다.
코어는 배만 뜻하지 않습니다. 골반, 허리, 엉덩이, 배 주변 근육이 함께 몸통을 붙잡아 주는 큰 지지대에 가깝습니다. Mayo Clinic도 코어를 골반, 허리, 엉덩이, 복부를 포함한 몸의 중심부로 설명합니다. 그래서 코어운동은 배를 납작하게 만드는 운동이라기보다, 앉고 서고 걷고 물건을 드는 동작을 덜 흔들리게 해주는 연습에 더 가깝습니다.
코어운동은 왜 허리와 자세에 자주 연결될까요?
허리는 혼자 버티는 구조가 아닙니다. 오래 앉아 있거나, 갑자기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거나, 아이를 안아 올릴 때 몸통 주변 근육이 먼저 힘을 잡아줘야 허리에 부담이 덜 갑니다. 그런데 코어가 약하거나 힘 주는 타이밍이 늦으면 허리 근육이 대신 과하게 일합니다. 이때 뻐근함, 쉽게 피로해지는 느낌, 자세가 자꾸 무너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코어운동이 모든 허리 통증을 해결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디스크 탈출, 척추관협착증, 골절, 염증성 질환처럼 원인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병적 신호가 없는 만성적인 허리 불편감에서는, 의료진이나 운동 전문가의 안내 아래 코어 안정화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윗몸일으키기만 하면 충분할까요?
솔직히 윗몸일으키기는 익숙한 운동이지만 모두에게 편한 운동은 아닙니다. 목을 잡아당기거나 허리를 둥글게 말아 올리는 동작이 반복되면 목과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을 쉬다가 다시 시작하는 분, 허리 통증이 있는 분, 복압 조절이 어려운 분은 더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코어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몸을 크게 접었다 펴는 동작보다, 몸통을 흔들리지 않게 잡는 동작이 더 무난합니다. 예를 들면 브리지, 데드버그, 버드독, 무릎 대고 하는 플랭크 같은 운동입니다. 이런 동작은 화려하진 않지만 배와 등, 골반 주변이 같이 일하는 느낌을 배우기 좋습니다.
- 브리지: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허리를 꺾지 않고 어깨부터 무릎까지 부드러운 선을 만드는 느낌이면 충분합니다.
- 데드버그: 누워서 팔과 다리를 천천히 움직이되 허리가 바닥에서 과하게 뜨지 않게 조절합니다.
- 버드독: 네발기기 자세에서 반대쪽 팔과 다리를 뻗습니다.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무릎 플랭크: 팔꿈치와 무릎을 대고 버팁니다. 배를 세게 밀어 넣기보다 숨을 참지 않고 몸통을 길게 유지합니다.
몇 분, 얼마나 자주 하는 게 현실적일까요?
운동은 처음부터 오래 하는 것보다 다음 날 몸이 받아들일 정도로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성인에게는 일주일에 2일 이상 주요 근육을 쓰는 근력운동이 권장됩니다. 코어운동도 이 흐름 안에 넣으면 됩니다. 처음에는 주 2~3회, 한 번에 8~12분 정도면 충분한 출발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브리지 8회, 데드버그 좌우 6회씩, 버드독 좌우 6회씩, 무릎 플랭크 15~20초를 1세트로 묶을 수 있습니다. 몸이 괜찮으면 2세트로 늘리고, 그다음 시간을 늘립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버틴 시간보다 자세입니다. 1분 플랭크를 하면서 허리가 꺾이는 것보다 15초를 편하게 숨 쉬며 버티는 쪽이 더 낫습니다.
운동 중에는 통증 점수를 마음속으로 0부터 10까지 잡아보면 편합니다. 0은 통증 없음, 10은 참기 어려운 통증이라고 할 때, 운동 중 1~3 정도의 가벼운 당김은 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찌릿하게 다리로 뻗는 통증, 저림, 힘 빠짐, 운동 후 통증이 하루 이상 뚜렷하게 악화되는 경우라면 강도를 낮추거나 중단하고 상담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럴 때는 운동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대부분의 가벼운 허리 불편감은 생활습관과 운동 조절로 좋아질 수 있지만, 빨리 확인해야 하는 신호도 있습니다. 겁을 주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운동으로 버티면 안 되는 경우를 구분하자는 뜻입니다.
- 넘어짐, 교통사고, 무거운 물건을 든 뒤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긴 경우
- 다리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 소변이나 대변 조절이 평소와 달라진 경우
- 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 암 병력과 함께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
- 가만히 쉬어도 심하고 밤에 깨울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코어운동을 더 하는 것보다 진료를 먼저 받는 게 맞습니다. 특히 다리 힘 빠짐이나 배뇨·배변 이상은 지체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꾸준히 하려면 운동보다 생활 동작을 바꾸는 게 큽니다
코어운동을 따로 10분 하는 것도 좋지만,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밤에만 운동으로 만회하려 하면 몸은 잘 따라오지 않습니다. 50분 앉았다면 2~3분만 일어나 걷기, 물건을 들 때 몸 가까이 붙이기, 세수할 때 허리를 푹 접기보다 무릎을 살짝 굽히기 같은 작은 습관이 같이 가야 합니다.
처음부터 복근이 선명해지는 변화를 기대하면 금방 지칩니다. 대신 양말 신을 때 덜 흔들린다, 오래 앉은 뒤 일어날 때 허리가 덜 뻣뻣하다, 걷는 자세가 조금 편해졌다 같은 변화를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코어운동은 몸을 세게 몰아붙이는 숙제가 아니라, 일상 동작을 덜 불안하게 만드는 연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참고한 자료
- Mayo Clinic, Core exercises: Why you should strengthen your core muscles, https://www.mayoclinic.org/healthy-lifestyle/fitness/in-depth/core-exercises/art-20044751
- NHS, Back pain, https://www.nhs.uk/conditions/back-pain/
-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Physical Activity Guidelines for Americans, 2nd edition, https://health.gov/our-work/nutrition-physical-activity/physical-activity-guidelin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