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보충제,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다 보니,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된 분이 단백질보충제를 하루 세 번 먹고 있다고 하셨어요. 식사는 대충 하고 보충제만 챙기면 근육이 잘 붙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죠. 사실 단백질은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근육, 피부, 면역 기능, 상처 회복에 모두 쓰입니다. 그런데 단백질보충제는 이름처럼 ‘부족한 부분을 보태는 제품’이지, 식사를 대신하는 만능 식품은 아닙니다.
단백질보충제가 필요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단백질 권장량은 대략 체중 1kg당 0.8g 정도로 자주 설명됩니다. 체중이 60kg이라면 하루 약 48g입니다. 계란 1개에 약 6g, 우유 한 컵에 약 8g, 닭가슴살 100g에 약 20~25g 정도가 들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평소 식사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입맛이 떨어진 어르신, 식사량이 적은 분,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분, 회복기에 있는 분은 단백질이 모자라기 쉽습니다. 특히 65세 이후에는 근육량이 줄기 쉬워서 하루 체중 1kg당 1.0~1.2g 이상을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몸 상태, 신장 기능, 활동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아침은 커피만 마시고 점심도 김밥 한 줄로 끝나는 분이라면 저녁에 보충제 한 잔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끼 고기, 생선, 달걀, 두부를 잘 챙겨 먹는 분이 습관처럼 보충제를 더 얹는다면 꼭 필요한지 다시 봐야 합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단백질 함량보다 성분표가 먼저입니다
보통 한 스쿱에 단백질 20~25g 정도면 한 번 섭취량으로 무난한 편입니다. 문제는 단백질만 들어 있는 제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맛을 내려고 당류, 향료, 크리머, 감미료가 들어가고, 체중 증가용 제품은 열량이 꽤 높을 수 있습니다.
초콜릿 맛 한 잔이 가볍게 느껴져도 우유, 바나나, 땅콩버터까지 섞으면 한 끼 식사보다 열량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 중이라면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당뇨가 있거나 혈당이 자주 오르는 분은 당류와 탄수화물 양을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1회 제공량 기준 단백질이 몇 g인지 확인합니다.
- 당류가 높은 제품은 매일 먹기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 카페인, 허브 추출물, 체중감량 성분이 섞인 제품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가능하면 제3자 품질검사를 받은 제품을 고릅니다.
속이 불편하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단백질보충제를 먹고 배가 더부룩하거나 설사, 가스, 메스꺼움이 생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청단백질은 우유에서 온 단백질이라 유당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분에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유당이 적은 분리유청단백, 완두콩 단백, 대두 단백 등으로 바꾸면 나아지는 분도 있습니다.
근데 제품을 바꾸기 전에 양을 줄여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한 스쿱을 꽉 채워 먹기보다 반 스쿱으로 시작해서 속이 괜찮은지 보는 식입니다. 물에 타는지, 우유에 타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납니다. 우유에 타면 맛은 좋아지지만 유당과 열량이 함께 늘어납니다.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백질 양만 늘고 채소, 과일, 잡곡, 물 섭취가 줄어들면 장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보충제를 먹는 날일수록 섬유질과 수분을 같이 챙기는 게 현실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이런 분들은 먼저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단백질은 몸에서 쓰인 뒤 노폐물을 남기고, 이 노폐물은 주로 신장이 처리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적당한 단백질 섭취가 바로 신장을 망가뜨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성콩팥병이 있거나 신장 기능 수치가 낮다는 말을 들은 분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통풍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높은 분, 간질환이 있는 분,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 항응고제나 여러 약을 복용 중인 분도 제품 선택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보충제에는 단백질 외 성분이 섞일 수 있고, 일부 성분은 약이나 질환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소변 거품이 심해졌거나 다리 부종이 생긴 경우
-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 이상을 들은 경우
- 단백질보충제 섭취 뒤 복통, 설사, 두드러기가 반복되는 경우
- 체중이 의도와 다르게 빠르게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
이런 변화가 있으면 보충제를 잠시 멈추고 진료 때 제품 라벨이나 사진을 가져가는 편이 좋습니다. 성분표를 같이 보면 불필요한 성분이나 과한 섭취량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매일 먹는다면 식사표 안에서 계산해야 합니다
단백질보충제를 가장 편하게 쓰는 방법은 ‘운동 후 한 잔’처럼 고정해두는 것보다, 그날 식사에서 부족한 만큼만 채우는 겁니다. 아침에 달걀과 요거트를 먹고, 점심에 생선이나 두부가 들어갔다면 굳이 추가가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끼니를 제대로 못 먹은 날에는 한 잔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Harvard Health Publishing https://www.health.harvard.edu/diet-and-nutrition/the-hidden-dangers-of-protein-powders, Mayo Clinic Press https://mcpress.mayoclinic.org/healthy-aging/ingredients-to-look-for-in-a-protein-powder/, NIDDK https://www.niddk.nih.gov/health-information/kidney-disease/chronic-kidney-disease-ckd/healthy-eating-adults-chronic-kidney-disease
솔직히 보충제는 나쁜 것도, 꼭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식사가 자주 무너지는 사람에게는 꽤 실용적인 도구가 되고, 이미 잘 먹는 사람에게는 비싼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내 몸에 필요한 양을 식사 안에서 먼저 보고, 부족할 때만 조용히 보태는 방식이 가장 오래가기 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