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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 내 몸에는 정말 맞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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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 내 몸에는 정말 맞고 계신가요?

얼마 전 의원 상담실에서 한 분이 저탄고지를 시작한 뒤 몸무게는 3kg 줄었는데 어지럽고 변비가 심해졌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옆에서 듣다 보면 비슷한 질문이 참 많습니다. 밥을 줄이면 살이 빠지는 건 맞는지, 고기는 마음껏 먹어도 되는지, 당뇨가 있어도 괜찮은지처럼요.

저탄고지는 왜 처음에 빨리 빠지는 느낌이 날까요?

저탄고지는 말 그대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비율을 높이는 식사 방식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는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루 탄수화물 130g 이내, 더 강한 방식은 초기에 20g 안팎까지 줄이는 형태로 설명합니다. 밥 한 공기의 탄수화물이 대략 65g 정도라서, 하루 130g이면 세 끼 밥을 평소처럼 먹기는 어렵습니다.

초반 체중 감소는 지방만 빠져서 생기는 변화는 아닙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우리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줄고, 이때 함께 붙어 있던 수분도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1~2주 사이에 숫자가 확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시기에 피로감, 두통, 입마름, 변비가 같이 오면 몸이 꽤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탄수화물을 줄인다고 다 같은 식단은 아니에요

사실 저탄고지에서 더 중요한 건 무엇을 빼느냐보다 무엇으로 채우느냐입니다. 밥, 빵, 면을 줄인 자리를 버터, 삼겹살, 베이컨, 크림으로만 채우면 포화지방 섭취가 늘기 쉽습니다. 미국심장협회 자료에서도 케토식처럼 매우 낮은 탄수화물 식사가 심혈관 건강 식사 기준과 잘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잘 오르는 분들은 숫자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조금 더 무난한 선택

  • 지방은 버터와 가공육보다 올리브유, 들기름, 견과류, 생선 쪽으로 기울이기
  • 단백질은 달걀, 두부, 생선, 살코기, 플레인 요거트처럼 덜 가공된 식품으로 채우기
  • 채소는 잎채소, 오이, 버섯, 가지, 브로콜리처럼 식이섬유가 있는 것으로 매끼 넣기
  • 탄수화물은 완전히 끊기보다 현미, 잡곡, 콩, 과일을 양 조절해서 남겨두기

밥을 반 공기로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는 정도만으로도 식후 졸림이나 허기가 줄었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탄고지를 반드시 아주 강하게 해야만 의미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당뇨가 있거나 약을 먹는 분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영양요법 권고에서는 2형 당뇨 성인에게 탄수화물 조절이 혈당과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계열 약을 쓰는 분은 식사량이 갑자기 줄면 저혈당이 올 수 있고,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분은 케톤산증 위험을 의료진과 꼭 상의해야 합니다.

특히 1형 당뇨, 임신·수유 중, 성장기 청소년, 고령자, 신장질환, 간질환, 담낭질환, 섭식장애 경험이 있는 분은 혼자 시작하기에 부담이 큰 방식입니다. 체중을 빨리 줄이려다 몸의 균형이 먼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식단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저탄고지를 하다가 속이 메스껍고 토하거나, 심한 갈증과 잦은 소변, 복통, 숨이 차는 느낌, 과일 냄새 같은 입 냄새, 멍한 느낌이 생기면 단순 적응기로 넘기면 안 됩니다. 특히 당뇨가 있는 분에게 이런 증상은 케톤산증 같은 응급 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 시작 전: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지질검사, 간·신장 기능 수치를 확인하기
  • 시작 후 4~12주: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 변화를 다시 보기
  • 어지럼, 두근거림, 식은땀: 약 복용 중이라면 저혈당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기
  • 변비와 피로가 지속될 때: 탄수화물 양, 수분, 염분, 식이섬유가 너무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하기

오래 갈 식사인지 먼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저탄고지가 맞는 분도 있습니다. 단 음료와 빵, 과자를 자주 먹던 분이 탄수화물의 질과 양을 줄이면 몸이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밥을 좋아하고 가족 식사가 중요한 분에게는 매끼 제한이 스트레스가 되어 오래 못 가기도 합니다. 체중 관리에서 꽤 중요한 건 2주짜리 의지보다 6개월 뒤에도 비슷하게 이어갈 수 있는 식사입니다.

저라면 처음부터 탄수화물을 20g까지 확 낮추기보다는, 저녁 밥 양을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충분히 두는 방식부터 권하고 싶습니다. 숫자가 빨리 내려가는 식단보다 혈액검사, 배변, 수면, 기분까지 같이 나빠지지 않는 식단이 결국 몸에 더 친절합니다.

저탄고지 식단, 내 몸에는 정말 맞고 계신가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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