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닥
전문의 컬럼

눈영양제, 눈이 피로할 때 먹으면 좋아질까요?

Last Updated :
눈영양제, 눈이 피로할 때 먹으면 좋아질까요?

진료실 곁에서 상담을 듣다 보면, 눈이 침침하거나 뻑뻑할 때 눈영양제부터 찾는 분이 꽤 많습니다. 하루 종일 화면을 본 날이면 저도 그 마음이 이해됩니다. 다만 ‘눈에 좋다’는 말만으로 고르기에는 눈의 불편함이 생기는 이유가 서로 다릅니다. 피로한 눈과 황반변성이 있는 눈에 필요한 대응도 같지 않고요.

눈이 피곤할 때 루테인을 먹으면 달라질까요?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눈 안쪽의 황반에 있는 색소 성분입니다. 그래서 눈영양제 광고에서 자주 보이죠. 그런데 성분이 눈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영양제를 먹으면 화면을 본 뒤의 피로가 낫는다는 주장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눈이 건강한 사람이 루테인을 복용해 피로나 시력이 뚜렷하게 좋아진다고 말할 만큼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오후만 되면 눈이 뻑뻑하고 글씨가 흐려졌다가, 쉬거나 눈을 깜빡이면 나아지는 분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긴 화면 사용, 건조한 실내, 눈물막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국립안연구소는 가벼운 안구건조증에 인공눈물이 쓰일 수 있고, 화면을 보는 중간에 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안내합니다.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눈영양제를 바꿔 가며 먹기보다 안과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황반변성에 쓰는 영양제는 무엇이 다른가요?

눈영양제 가운데 효과가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된 경우는 특정 단계의 나이 관련 황반변성입니다. 황반은 눈 안쪽에서 사물의 중심을 또렷하게 보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국립안연구소의 AREDS와 AREDS2 연구에서는 중간 단계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이 연구에 사용된 복합 영양제를 먹었을 때, 진행된 단계로 악화할 위험이 약 25% 낮았습니다. 이는 모든 사람의 황반변성을 예방하거나, 이미 떨어진 시력을 회복시킨다는 뜻은 아닙니다.

AREDS2 조합에는 루테인 10mg과 지아잔틴 2mg뿐 아니라 비타민 C·E, 아연, 구리도 들어갑니다. 시중의 ‘루테인 함유’ 제품 하나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초기 황반변성이나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확인된 것도 아닙니다. 안과에서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면 현재 단계와 복용할 조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예전 AREDS 조합에는 베타카로틴이 들어갔습니다. 현재 또는 과거에 흡연한 사람에게는 이 성분이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국립안연구소는 베타카로틴이 빠진 AREDS2 조합을 안내합니다. 제품 앞면의 ‘눈 건강’ 문구보다 뒷면 성분표를 볼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기 전에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까요?

첫째는 먹으려는 이유입니다. 컴퓨터 작업 뒤 눈이 피곤한지, 안구건조증이 있는지, 안과에서 황반변성을 진단받았는지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다릅니다. 둘째는 이미 먹는 제품입니다. 종합비타민이나 다른 영양제와 성분이 겹칠 수 있습니다. 특히 AREDS2 조합은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높아,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메가3를 ‘건조한 눈에 좋은 영양제’로 권유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립안연구소가 지원한 안구건조증 임상시험에서는 오메가3를 먹은 사람과 위약을 먹은 사람의 증상 개선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편하게 느껴졌다는 경험만으로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식사도 함께 돌아볼 만합니다. 녹색 잎채소와 생선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 금연, 규칙적인 눈 검사는 눈 건강을 위해 권장되는 습관입니다. 화면을 오래 본다면 중간중간 먼 곳을 보고 눈을 쉬게 하는 것도 부담이 적습니다. 영양제 한 알이 이런 생활 습관을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어떤 변화가 생기면 안과에 가야 할까요?

눈이 피곤한 정도를 넘어 보이는 모습이 달라졌다면 영양제 효과를 기다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문틀이나 글줄처럼 곧은 선이 갑자기 휘어 보이거나, 시야 한가운데가 흐려지면 안과에 신속히 연락해야 합니다. 황반에 변화가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신호입니다.

검은 점이 갑자기 많이 떠다니거나 번쩍이는 빛이 보이고, 시야에 커튼을 친 듯한 그림자가 생겼다면 즉시 안과나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망막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침침함이나 건조함이 반복되어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검사를 받아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눈영양제를 고를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어떤 제품이 유명한가’보다 ‘지금 내 눈에는 무슨 일이 생겼나’입니다. 원인을 알고 나면 영양제가 필요한 때와 다른 관리가 필요한 때를 훨씬 차분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눈영양제, 눈이 피로할 때 먹으면 좋아질까요? - 요약
눈영양제, 눈이 피로할 때 먹으면 좋아질까요? | 찬스닥컴 chance doc : https://chancedoc.com/5564
전문의 컬럼
찬스닥 © chancedoc.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