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높이운동화, 발이 편한지는 어떻게 알까요?

상담 자리에서 신발 이야기가 나오면, 키높이운동화를 신고 발뒤꿈치가 아프다는 분을 종종 만납니다. 겉보기에는 푹신한 운동화인데 왜 불편할까요. 밑창이 두껍다는 사실만으로 발에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신발 안에서 발이 어떤 자세로 놓이는지, 걸을 때 흔들리지 않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높이보다 발 안쪽의 기울기를 보세요
키높이운동화는 모양이 비슷해 보여도 구조가 다릅니다. 밑창 앞뒤가 함께 두꺼운 신발이 있고, 뒤꿈치 쪽만 높거나 안쪽에 높은 깔창이 들어간 신발도 있습니다. 뒤꿈치가 발가락보다 많이 높으면 체중이 발 앞쪽으로 쏠릴 수 있습니다. 영국 가이즈·세인트토머스 병원의 신발 안내도 높은 굽이 체중을 앞으로 옮겨 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령 겉에서 보이는 밑창이 5cm라도 앞쪽과 뒤쪽 높이가 비슷한 신발과, 뒤꿈치만 5cm 올라간 신발은 발에 닿는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앞뒤 높이가 같으면 무조건 편한 것도 아닙니다. 밑창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발목이 좌우로 흔들리면 오래 걷기 불편할 수 있지요. 숫자 하나로 안전한 신발을 고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매장에서 몇 걸음 더 걸어보면 보입니다
신발을 신을 때는 평소 신는 양말을 함께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두 발로 선 상태에서 발가락을 움직여 보고, 앞코나 발등이 눌리지 않는지 느껴보세요. 발가락이 서로 겹치거나 앞으로 밀리면 신발이 좁거나 발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미국정형외과학회는 발가락 공간이 넉넉한지, 뒤꿈치를 감싸는 부분이 쉽게 찌그러지지 않는지 확인하도록 권합니다.
매장에서는 직선으로만 걷지 말고 방향을 바꿔 보고, 가능하면 계단도 몇 칸 오르내려 보세요. 이때 살필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뒤꿈치가 들썩이거나 발이 신발 안에서 앞으로 미끄러지지 않는가
- 발가락이나 발등이 닿는 곳에 압박이 없는가
- 방향을 바꿀 때 발목이 불안하게 흔들리지 않는가
- 걸은 뒤 발바닥 앞쪽이나 뒤꿈치에 새로 생긴 통증이 없는가
처음부터 발을 조이는 신발을 ‘신다 보면 늘어나겠지’ 하고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끈을 조절해 발을 잡아주되, 발가락이 편하게 움직이는 신발이 좋습니다.
키높이 깔창을 더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운동화 안에 키높이 깔창을 추가하면 뒤꿈치만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발이 신발 위쪽으로 올라가 발등이 눌리거나, 뒤꿈치를 감싸는 부분이 낮아져 쉽게 벗겨질 수도 있지요. 이미 굽이 높은 신발이라면 깔창을 더했을 때의 착용감은 특히 살펴야 합니다.
깔창을 넣은 뒤에는 서 있을 때만 확인하지 말고 실제로 걸어보는 게 좋습니다. 발끝에 힘이 계속 들어가거나 뒤꿈치가 자꾸 빠진다면 높이를 낮추거나 신발과 깔창의 조합을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걷는 날에는 잠깐 신었을 때의 느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짧게 신고, 벗은 뒤에도 눌린 자국이나 통증이 남는지 확인해 보세요.
발이 아플 때는 신발을 쉬게 하세요
키높이운동화를 신은 뒤 발바닥 앞쪽, 뒤꿈치, 발목에 통증이 생겼다면 우선 그 신발을 잠시 벗고 편한 신발로 바꿔 보세요. 발목을 자주 접질렀거나 현재 통증이 있다면 안정적으로 발을 잡아주는 낮은 신발이 더 알맞을 수 있습니다. 다만 통증의 원인이 신발 하나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점점 심해지고, 반복되거나 집에서 쉬어도 2주가량 나아지지 않으면 진료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저림이나 감각 저하가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데 발이 아픈 경우에도 일찍 확인해야 합니다. 다친 뒤 발 모양이 달라졌거나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다면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의 발목 통증 안내에서도 이런 변화를 진료가 필요한 신호로 제시합니다.
키높이운동화를 고를 때는 몇 cm 높아 보이는지보다 신고 걷는 동안 발이 편하고 안정적인지를 먼저 봤으면 합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신으면서도 발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 정도가 오래 신을 신발을 고르는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