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닥
전문의 컬럼

영양제, 지금 나에게도 필요할까요?

Last Updated :
영양제, 지금 나에게도 필요할까요?

의원에서 상담을 곁에서 듣다 보면 “피곤해서 영양제를 몇 가지 샀는데, 같이 먹어도 될까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제품 이름은 달라도 성분이 겹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양제는 잘 고르면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되지만, 피로의 원인을 찾아주는 도구는 아닙니다.

피곤하면 영양제부터 먹어야 할까요?

피곤하다는 느낌 하나만으로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잠이 모자라거나 식사를 거르는 날이 많아도 피곤하고, 빈혈이나 갑상선 질환처럼 진료가 필요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동안 식사를 대충 챙긴 사람이 영양제를 먹고 컨디션이 나아졌다면 영양 섭취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같은 제품이 다른 사람의 피로에도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먼저 최근 2주 정도의 생활을 떠올려 보면 좋습니다. 잠은 얼마나 잤는지, 식사에서 채소·단백질·곡류를 고루 먹었는지, 생리량이 많아졌는지, 새로 시작한 약은 없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식사가 불규칙하다면 제품을 늘리는 것과 함께 끼니를 챙길 방법도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영양제정보실도 영양제를 다양한 식사를 대신하는 수단으로 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는 보충이 더 중요할까요?

필요성은 나이와 식사 방식, 임신 계획, 질환에 따라 달라집니다.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다면 비타민 B12 섭취를 따져볼 만합니다. 임신을 계획 중인 사람에게는 엽산이 중요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영양제정보실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하루 400~800마이크로그램의 엽산 보충을 권고하는 여러 지침을 소개합니다. 다만 기존 질환이나 복용 약이 있다면 필요한 종류와 양을 진료 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철분은 특히 ‘피곤하니까 일단 먹자’고 결정하기 쉬운 영양제입니다. 하지만 철분 부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오래 먹으면 속이 불편하거나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생리량이 많고 어지럽거나 숨이 차다면 철분제를 고르기 전에 혈액검사로 빈혈 여부와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빈혈도 원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영양제를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제품 수보다 하루에 실제로 먹는 성분의 총량이 중요합니다. 종합비타민에 비타민 D가 들어 있는데 별도의 비타민 D 제품까지 더하면, 포장에 적힌 양을 각각이 아니라 합쳐서 봐야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영양제정보실이 제시하는 성인의 비타민 D 하루 상한량은 음식과 영양제를 합쳐 4,000IU입니다. 상한량은 누구나 그만큼 먹어야 한다는 권장량이 아닙니다. 의사가 결핍 치료를 위해 별도 용량을 처방했다면 그 계획을 따르되, 임의로 고용량을 계속 먹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먹는 약이 있다면 성분 확인이 더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 K는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인 와파린의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술을 앞두었거나 임신·수유 중이거나 신장·간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새 제품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현재 먹는 약과 영양제 이름을 함께 알려주세요. 제품 사진을 휴대전화에 담아 가면 성분과 함량을 확인하기 쉽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무엇을 볼까요?

광고 문구보다 포장 뒷면을 보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식품안전나라는 건강기능식품 표시, 기능성 원료와 함량, 1일 섭취량, 섭취 시 주의사항을 확인하도록 안내합니다.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다는 것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다는 뜻이지, 질병을 치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성분이라도 제품마다 하루 섭취량이 다를 수 있으니, 여러 제품을 먹는다면 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겹치는 항목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영양제를 시작한 뒤 두드러기나 심한 속 불편함처럼 새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멈추고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입술이나 목이 붓거나 숨쉬기 어렵다면 즉시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피로가 쉬어도 나아지지 않고 몇 주째 이어지거나, 체중 감소·흑색변·심한 어지럼이 함께 나타날 때도 진료를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제 생각에는 영양제 한 통을 더 사기 전에 지금 먹는 것과 평소 식사를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가장 쓸모 있는 출발점입니다.

영양제, 지금 나에게도 필요할까요? - 요약
영양제, 지금 나에게도 필요할까요? | 찬스닥컴 chance doc : https://chancedoc.com/5805
전문의 컬럼
찬스닥 © chancedoc.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