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닥
전문의 컬럼

영양제,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Last Updated :
영양제,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얼마 전 진료실 옆에서 상담을 듣는데, 50대 환자분이 종이봉투에서 영양제를 하나씩 꺼내 놓으셨어요. 오메가3, 비타민D, 마그네슘, 루테인, 유산균, 종합비타민까지 여섯 가지였고, 본인은 건강해지려고 먹는데 속은 더부룩하고 약값도 부담된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영양제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도구에 가깝지, 많이 쌓을수록 건강 점수가 올라가는 물건은 아닙니다.

영양제는 음식의 빈칸을 메우는 역할입니다

사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음식으로 들어올 때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채소, 과일, 콩류, 생선, 달걀, 우유, 견과류 안에는 한 가지 성분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섬유질, 지방산, 단백질, 여러 미량 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반면 영양제는 특정 성분을 농축해 넣은 형태라서 부족할 때는 편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C는 피로할 때 많이 찾지만, 고함량을 매일 먹는다고 감기가 반드시 막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마그네슘은 근육 긴장이나 변비 때문에 찾는 분이 많지만, 양이 많으면 설사와 복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철분은 빈혈이 확인된 사람에게는 중요하지만, 필요 없는 사람이 오래 먹으면 속쓰림, 변비, 과잉 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양제를 전부 멀리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식사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상황은 분명히 있습니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초기인 경우 엽산 400마이크로그램이 권장되는 경우가 많고, 완전 채식에 가까운 식사를 오래 하는 분은 비타민B12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햇빛 노출이 적고 혈액검사에서 비타민D가 낮게 나온 분도 보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식사량이 줄거나, 위장 수술을 받았거나, 만성 장질환이 있거나, 특정 약을 오래 복용하는 경우에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위산 억제제를 오래 쓰는 분, 골다공증 위험이 큰 분,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영양제를 고를 때 일반적인 광고 문구보다 검사 수치와 복용 중인 약을 먼저 봐야 합니다.

  •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하루 섭취량이 눈에 띄게 적은 경우
  • 임신 준비, 임신, 수유 중인 경우
  • 채식 위주 식사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
  • 혈액검사에서 결핍이 확인된 경우
  • 복용 중인 약 때문에 특정 영양소 부족이 의심되는 경우

같이 먹으면 문제가 되는 조합도 있습니다

영양제 상담에서 꼭 확인하는 것이 약과의 관계입니다. 오메가3, 은행잎 추출물, 고함량 비타민E는 피가 잘 멎지 않는 문제와 관련해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먹는 분, 수술이나 시술을 앞둔 분이라면 별것 아니라고 넘기면 안 됩니다.

칼슘, 철분, 마그네슘은 일부 갑상선약이나 항생제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시간 간격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비타민K는 와파린 같은 약을 복용하는 분에게 중요하게 확인해야 하는 성분입니다. 유산균도 대체로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면역이 많이 떨어진 분이나 중환자 상태에서는 의료진과 상의가 먼저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광고보다 표시사항을 봅니다

제품 앞면에는 대개 큰 글씨가 있습니다. 활력, 면역, 눈 건강, 장 건강 같은 말이 눈에 잘 들어오지요. 그런데 실제로 봐야 할 곳은 뒷면의 성분표입니다. 1회 섭취량에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하루 기준치의 몇 퍼센트인지, 같은 성분을 다른 제품에서도 이미 먹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종합비타민을 먹으면서 별도의 비타민D, 아연, 셀레늄, 비타민A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병을 함께 먹다 보면 본인은 조금씩 먹는다고 느끼지만, 몸 입장에서는 같은 성분이 계속 겹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미국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도 일부 영양소는 상한 섭취량을 넘기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참고 자료: https://ods.od.nih.gov/HealthInformation/ODS_Frequently_Asked_Questions.aspx

이런 문구는 조금 더 차분히 봐야 합니다

  • 먹기만 하면 피로가 사라진다는 식의 표현
  • 질병을 치료하거나 약을 끊게 해준다는 표현
  • 성분 함량보다 후기와 순위만 강조하는 광고
  • 여러 제품을 묶어 장기 복용하게 만드는 구성

미국 FDA도 건강기능식품이나 식이보충제가 의약품처럼 판매 전 효과와 안전성을 똑같이 심사받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과장된 표현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참고 자료: https://www.fda.gov/food/information-consumers-using-dietary-supplements/dietary-supplements-what-you-need-know

병원에 가져가면 상담이 훨씬 쉬워집니다

몸이 피곤하다고 바로 영양제를 늘리기보다, 피로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먼저 보는 게 좋습니다. 2주 이상 쉬어도 회복이 잘 안 되거나, 체중 감소, 숨참, 심한 어지럼, 흑색변, 생리량 증가, 식은땀, 가슴 통증이 함께 있으면 영양제 문제가 아니라 진료가 먼저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는 단순 피로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진료실에 갈 때는 먹는 제품을 사진으로 찍어 가거나, 병째 가져가면 좋습니다. 제품명보다 중요한 건 성분명과 함량입니다. 하루에 몇 알 먹는지, 언제부터 먹었는지, 먹고 난 뒤 속 불편감이나 두근거림이 있었는지도 같이 말하면 판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양제를 고를 때 세 가지 질문을 먼저 던지는 편입니다. 나는 어떤 부족을 채우려고 먹는가, 이 성분이 이미 다른 제품과 겹치지는 않는가, 3개월 뒤에도 계속 먹을 이유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이 흐릿하면 잠깐 멈춰도 되는 영양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몸은 생각보다 섬세해서, 더 많이 넣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만 덜어내는 쪽이 편할 때가 많습니다.

영양제,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 요약
영양제,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 찬스닥컴 chance doc : https://chancedoc.com/3897
전문의 컬럼
찬스닥 © chancedoc.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