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다이어트음식, 배고프지 않게 먹고 계신가요?

얼마 전 의원에서 상담을 기다리던 분이 “다이어트 음식은 왜 다 맛이 없을까요?” 하고 웃으며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닭가슴살, 샐러드, 고구마만 떠올립니다. 그런데 오래 이어지는 식사는 그렇게 단조로우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맛있는다이어트음식은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 포만감은 챙기고 칼로리 밀도는 낮추며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한 음식에 가깝습니다.
다이어트 음식이 맛없게 느껴지는 이유
다이어트를 한다고 갑자기 기름, 양념, 탄수화물을 모두 줄이면 음식이 허전해집니다. 우리 입은 단맛, 짠맛, 고소한 맛에 익숙한데 그걸 한 번에 빼버리면 아무리 좋은 식단도 오래 가기 어렵습니다.
근데 꼭 싱겁고 퍽퍽해야 살이 빠지는 건 아닙니다. CDC와 여러 영양 가이드에서도 건강한 체중 관리를 위해 채소, 과일, 통곡물, 단백질 식품, 건강한 지방을 균형 있게 먹는 방식을 권합니다. 접시의 절반을 채소와 과일로, 4분의 1은 통곡물, 4분의 1은 단백질로 구성하는 방식은 꽤 현실적인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흰쌀밥 한 공기를 그대로 먹기보다 밥 양을 2분의 1~3분의 2공기로 줄이고, 대신 달걀찜이나 두부, 나물, 버섯볶음을 곁들이면 배는 덜 고프고 식사 만족감은 더 오래 갑니다.
맛있는다이어트음식의 기준은 포만감입니다
칼로리만 낮은 음식은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금방 배가 꺼지면 간식이 늘고, 저녁에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음식은 ‘적게 먹는 음식’보다 ‘다음 식사까지 버티게 해주는 음식’이어야 합니다.
- 단백질: 달걀, 닭고기, 생선, 두부, 콩, 그릭요거트
- 식이섬유: 채소, 해조류, 버섯, 콩류, 귀리, 현미
- 건강한 지방: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유, 들기름 소량
- 수분 많은 음식: 오이, 토마토, 양배추, 맑은 국, 샐러드
솔직히 샐러드만 먹으면 금방 질립니다. 대신 닭가슴살 샐러드에 삶은 달걀 반 개, 병아리콩 한 숟가락, 올리브유와 식초를 섞은 드레싱을 더하면 훨씬 식사답습니다. 지방을 완전히 빼는 것보다 좋은 지방을 조금 넣는 편이 맛도 좋고 포만감도 오래갑니다.
집에서 만들기 쉬운 맛있는다이어트음식
두부 달걀 덮밥
밥은 반 공기 정도로 잡고, 으깬 두부와 달걀을 함께 익혀 올립니다. 간장은 한 숟가락 이하로 줄이고 파, 후추, 김가루를 더하면 심심하지 않습니다. 두부와 달걀이 단백질을 보태주기 때문에 밥 양을 줄여도 허기가 덜합니다.
양배추 참치 비빔그릇
채 썬 양배추를 살짝 데치거나 전자레인지에 1~2분 익힌 뒤, 기름 뺀 참치와 현미밥 소량을 넣습니다. 고추장만 많이 넣으면 당과 나트륨이 올라갈 수 있어 고추장 반 숟가락, 식초, 다진 마늘, 참기름 몇 방울 정도로 맛을 냅니다.
그릭요거트 과일볼
무가당 그릭요거트에 바나나 반 개, 베리류, 견과류 5~8알 정도를 넣으면 아침이나 간식으로 좋습니다. 다만 꿀, 그래놀라, 말린 과일을 많이 넣으면 금방 고칼로리가 됩니다. 건강해 보이는 재료도 양이 늘면 체중 감량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닭고기 채소볶음
닭가슴살이 퍽퍽하다면 닭안심이나 껍질 제거한 닭다리살을 소량 사용해도 됩니다. 파프리카, 양파, 버섯을 넉넉히 넣고 간은 굴소스나 간장 반 숟가락 정도로만 잡습니다. 기름은 팬에 두르는 대신 티스푼으로 재서 넣으면 양 조절이 쉽습니다.
맛을 살리면서 덜 찌게 먹는 작은 요령
다이어트 음식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양념입니다. 그런데 양념을 아예 끊기보다 방식만 바꿔도 차이가 납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소스 대신 식초, 레몬즙, 겨자, 후추, 고춧가루, 허브를 쓰면 맛은 살아나고 열량 부담은 줄어듭니다.
튀김보다 굽기, 굽기보다 찌기만 좋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게 단순하진 않습니다. 찐 음식만 먹다 지치면 오래 못 갑니다. 에어프라이어에 굽거나 팬에 기름을 적게 두르고 노릇하게 익히는 정도는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 소스는 따로 담아 찍어 먹기
- 밥은 작은 그릇에 먼저 덜기
- 단백질 반찬을 먼저 한두 입 먹기
- 국물은 건더기 위주로 먹기
- 야식이 잦다면 저녁 단백질과 채소 양 늘리기
체중 감량 목표도 너무 급하면 몸이 힘듭니다. NIDDK는 시작 체중의 5~10% 정도를 6개월 안에 줄이는 목표를 현실적인 범위로 제시합니다. 70kg인 분이라면 처음부터 15kg을 빼겠다고 마음먹기보다 3.5~7kg 정도를 먼저 목표로 삼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엔 식단보다 진료가 먼저일 수 있습니다
맛있는다이어트음식을 찾는 건 좋은 출발입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식단이 맞지는 않습니다.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 통풍, 임신과 수유 중인 경우, 섭식장애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식단 조절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 갑자기 체중이 줄거나, 어지럼이 심하거나,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가슴 두근거림과 손떨림이 함께 있다면 단순한 다이어트 문제로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특히 의도하지 않았는데 6개월 사이 체중의 5% 이상이 빠졌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의지가 약해서 실패하는 일이 많다기보다, 식단이 내 생활과 너무 맞지 않아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맛있는다이어트음식은 참는 음식이 아니라 다시 먹어도 괜찮은 방식으로 바꾼 음식에 가깝습니다. 내 입맛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 양과 조리법을 조금씩 조절하는 쪽이 결국 오래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