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단백질, 두부만 먹어도 충분할까요?

얼마 전 식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고기를 줄이려는데 두부만 먹으면 될까요?”라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식물성단백질을 챙기고 싶어도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지요. 두부는 좋은 출발점이지만,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재료는 훨씬 다양합니다.
두부 말고 어디에 들어 있을까요?
단백질은 근육과 몸의 여러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쓰입니다. 콩과 두부뿐 아니라 렌틸콩, 병아리콩, 견과류, 씨앗, 통곡물에도 들어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의 식품 안내도 콩류·견과류·씨앗·콩 제품을 단백질 식품으로 분류합니다. 다만 채소 반찬을 조금 먹는 것과 콩이나 두부를 한 접시의 단백질 음식으로 먹는 것은 양에서 차이가 납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조금 옵니다. 익힌 병아리콩 반 컵에는 단백질이 약 6g, 땅콩버터 두 큰술에는 약 7g이 들어 있습니다. 제품과 조리법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포장 식품은 영양표시의 ‘1회 제공량’과 단백질 함량을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견과류는 단백질도 주지만 열량도 높은 편이라, 한 줌을 밥이나 두부 한 접시와 같은 양의 단백질로 생각하면 실제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끼에 여러 종류를 꼭 섞어야 할까요?
“식물성 단백질은 불완전하니 매 끼니 콩과 곡물을 반드시 짝지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분도 있을 겁니다. 식물성 식품마다 들어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와 양은 다릅니다. 그래서 한 가지 음식에만 기대기보다 하루 식사에서 콩류, 두부, 곡물, 견과류 등을 다양하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도 채식 식단에서 여러 단백질 식품을 먹도록 안내합니다.
식탁에서는 어렵게 계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밥과 나물만 먹던 점심에 두부 반찬을 더하거나, 국의 건더기를 채소만 넣던 방식에서 콩이나 렌틸콩을 보태는 식입니다. 아침에 식빵 한 장으로 끝내던 분이라면 무가당 두유와 견과류를 곁들이는 방법도 있지요. 하루 한 끼를 바꿔 보면서 배부른 정도와 평소 식사량을 살피면 무리 없이 이어가기 쉽습니다.
고기를 줄일 때 함께 확인할 것은요?
식물성단백질을 늘린다고 고기를 한꺼번에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먹던 고기 양의 일부를 콩이나 두부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반대로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다면 단백질만 세어서는 부족합니다. 비타민 B12는 강화 식품이 아닌 일반 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지 않아, 강화 식품이나 보충제로 섭취할 계획이 필요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도 이 점을 강조합니다.
철분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콩류와 잎채소에 철분이 있지만 식물성 식품의 철분은 고기에 든 철분보다 몸에 흡수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콩 반찬에 피망이나 과일처럼 비타민 C가 든 음식을 곁들이면 흡수에 도움이 됩니다. 또 ‘식물성’이라고 적힌 가공식품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대체육이나 양념한 콩 제품을 자주 먹는다면 단백질 함량과 함께 나트륨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내 식사에 맞는 양은 어떻게 알까요?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나이, 체격, 활동량, 임신·수유 여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같은 숫자를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다면 식물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콩이나 단백질 보충제를 마음껏 늘려서는 안 됩니다. 투석 여부에 따라서도 필요한 양이 달라지므로 담당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식사 계획을 맞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식사를 바꾼 뒤 의도치 않게 체중이 줄거나, 먹는 양이 부족해지고 기운이 떨어진다면 진료 때 식사 내용을 함께 이야기해 주세요. 빈혈이 있거나 임신 중인 분,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끊으려는 분도 영양 상태를 확인하며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제 눈에는 식물성단백질을 챙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특별한 식품을 찾는 일보다 평소 밥상에 콩과 두부가 들어갈 자리를 하나씩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